
그러나 구창모는 이후 늘 부상과 싸웠다. 압도적인 성적을 보였던 2020년 전반기가 지난 후반기에 왼쪽 전완부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음에도 정규시즌 막바지 두 차례 등판과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2021시즌을 재활로 시작했던 구창모는 그해 7월 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소량의 골반 뼈세포를 부상 부위에 이식 후 판을 고정하는 수술이었다. 결국 구창모는 2021시즌을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2022년 복귀 후 11승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올렸지만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고, 2023시즌에는 왼팔 전완부 척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시즌을 마치고 수술을 받았던 구창모는 12월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구창모는 2022시즌을 마치고 NC와 계약기간 6+1년에 보장 88억 원, 인센티브와 7년 차 계약 실행을 포함해 최대 132억 원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건강한’ 구창모를 기대했던 NC의 통 큰 투자였지만 이후 구창모는 마운드보다 재활에 더 매달려야 했다.
상무 시절의 구창모는 1년 6개월 동안 등판 횟수가 불과 5경기에 지나지 않아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전역을 앞둔 올해 초 경기 중 강습 타구에 맞는 불운으로 한동안 투구를 못했고, 전역 후에도 팔꿈치 근육 뭉침 증상으로 인해 2개월가량 신중하게 몸을 만들었다. 따라서 지난 7일 복귀전은 구창모는 물론 NC 구단에게 단순한 1군 복귀전 이상의 각별한 의미를 안겨줬다.
구창모의 복귀전을 누구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NC 이용훈 투수코치는 구창모의 복귀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구창모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만들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귀전 앞두고 3이닝에 투구수를 50개로 제한했는데 그 숫자를 정확히 맞추고 마운드를 내려와서 다행이었다. 외부에서는 구창모의 최고 구속이 143km/h밖에 안 나온 점에 주목했지만 우리는 경기 전부터 구속은 내려놓고 커맨드에 집중했다. 복귀전을 치르는 선수에게 중요한 건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선수 자신이다. 굳이 코치가 그 단어를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서로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믿기에 그 단어와 반대되는 단어를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711일 만의 복귀전을 치른 선수에게 가장 궁금한 건 다음 날의 몸 상태였을 터. 일요일 등판 후 월요일 휴식이라 선수를 직접 보지 못한 이 코치는 하루 자고 난 다음 날의 구창모 상태가 궁금했지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다면 선수가 먼저 연락을 취했을 텐데 그러지 않아 믿고 기다렸다고 한다.
“나도 선수 시절에 많이 아팠던 경험이 있다. 어깨 수술을 받았던 터라 누구보다 수술 경험이 있는 구창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편이다. 내가 선수 때 재활하면서 느꼈던 점은 육체적인 건강보다 정신적인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건 누가 인정해주는 게 아니라 선수 자신이 느껴야 한다. 구창모도 재활 과정에서 그 점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회복한 구창모를 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밝아질 것이다. 선수도, 또 우리 팀한테도 말이다.”
2020시즌 구창모와 함께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이동욱 전 NC 감독(TVING 해설위원)도 구창모의 복귀전 관련해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TV를 통해 (구)창모의 복귀전을 지켜봤다. 아직까진 100%의 몸 상태가 아닌 듯했지만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것 같다. 창모의 장점 중 하나인 디셉션이 워낙 좋아서 그날 상대 팀이었던 KIA 선수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는데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건강한 몸 상태 유지다. 복귀전에서 3이닝을 던진 만큼 다음엔 4이닝, 그다음 등판에서는 5이닝 등 이닝 수를 늘려갈 텐데, 선수한테는 숫자와 기록보다 올 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
NC 시절 이 전 감독도 구창모의 잦은 부상 관련해서 의문을 가진 바 있다. 구창모가 훈련량이 부족하거나 몸을 만드는데 게으름을 피우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왜 부상이 반복되는지 궁금했는데 그 답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건강한 구창모는 NC뿐 아니라 KBO리그에서, 또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필요로 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모쪼록 오래 고생한 만큼 이제는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리는 구창모를 보고 싶다. 이번 복귀전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구창모가 살짝 미소를 짓더라. 개인적으로 그 미소가 정말 반갑고, 고마웠다.”
NC는 9월 11일 현재 순위가 7위로 5위 삼성과 2.5게임 차다. 어느 때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중위권은 혼전을 거듭 중이라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올 시즌 국내 선발진의 부진으로 힘들게 마운드를 이끌어갔던 상황에서 구창모의 복귀는 선수단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과연 구창모의 2025시즌은 어떤 결말로 마무리 짓게 될까. 이동욱 전 감독의 바람대로 그 끝이 ‘미소’라면 NC는 올 시즌보다 2026시즌에 또 다른 도약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