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인원은 113명으로, 이 가운데 대우건설 시공현장의 사망자(20명)가 가장 많았다. 대우건설은 해당 기간 이뤄진 현장 점검에서 추락 방지시설 미비, 가설 구조물 불량, (현장 시설) 품질 관리 소홀 등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김보현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9월 자사의 시공현장에서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해 그가 외친 ‘안전 경영’에 금이 가고 있다. 지난 9월 4일 울산 북항 LNG터미널 공사현장에서 바닥 청소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닷새 뒤인 9월 9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도 50대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26층 옥상에서 대형 크레인 기사가 크레인으로 철제 계단을 옮기던 중 계단 한쪽이 크레인에서 탈락해 해당 노동자를 강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사과 메시지를 내며 전국 110개 현장에서 진행 중이던 시공 작업을 일제히 중단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김보현 대표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해 후속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우건설은 울산 공사현장 사고의 경우 현재 사망자 부검이 진행 중이어서 중대재해 인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약 5년간 시공 현장에서 최다 사망자를 낸 불명예를 안고 있어 이번 사망 사고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울산 북항 터미널 사고 당시 고용노동부가 내린 지침을 참고해 18일 만에, 경기 시흥시 공사 현장의 경우 8일 만에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이앤씨가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5-2공구 사고 현장에서 93일 만에 작업을 재개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가 일시 중단되면 건설사뿐 아니라 관련 하청업체들도 경제적 부담이 커지기에 불가피한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위는 오는 10월 13일 국정감사에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역시 증인·참고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중대재해 사망 사고에 대해 민감한 이재명 정부의 기조를 감안해 여당 등 국회가 주요 건설사 대표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질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미필적 고의 살인’,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언급하며 엄정한 책임 추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건설사의 입찰 자격 영구 박탈과 금융 제재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가 취임한 후 안전정책을 강화해 약 10개월 가까이 중대재해가 없었다”며 “안전 보건 비용 증액, 안전 관련 부서 임원과 현장 점검 인원 추가 배치 등 조치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