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변호사는 이와 함께 김수현이 군 복무 시절인 2018년 6월 당시 연인을 향해 쓴 글 일부를 공개했다. 휴가를 앞두고 작성한 2018년 6월 13일자 일기에는 "와, 이렇게 목소리 한 번 들었다고 바로 이만큼 힘이 난다. (중략) 영화 보자는 얘기에 그렇게 좋아해주고, 나는 통화를 끊고 자꾸 미안해지고. 원래도 잘해주는 게…아니 잘하지 못한데다 이제는 군대까지 가버린 나를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참 과분하게 예쁜. (중략) 몸서리 쳐질만큼 가슴이 견디기 힘든만큼 기분이 좋을 만큼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갚을게 꼭 갚는다. 사랑해 오늘도"라는 글이 적혔다.
또 휴가에서 복귀한 6월 22일 일기에는 연인에게 선물을 전해줬다는 언급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XX(당시 소속사의 남성 매니저)한테 팔찌를 누구에게 선물했는지 얘기했다. (중략) 아구, 우리 울보칭 눈 빨갛게 된 게 자꾸 생각나. 자꾸 보고 싶은 예쁨이다"라고도 썼다.
이보다 앞선 같은해 6월 9일 김수현은 고 김새론에게 "새로네로(김새론의 별명) 생각하기도 좋은 날" "그냥 어떤 게 좋은 기준인지, 낙인지, 뭘 보고 있는지, 느끼고 있는지 이런 얘기라도 해주고 싶어서" "얼굴 보기 힘든데 마음이 어떤지, 내 의지가 어떤지 막 부담 주면 안 되니깐. 가장 말할 수 있는 건 보고싶어 인가" 등의 글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단순한 지인에게 쓰는 편지라기엔 연인을 향하는 듯한 애틋함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이 편지는 김수현의 미성년 교제 의혹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이어 "(고인에게 보낸)해당 편지는 휴일 오후 자연을 바라보며 느낀 감상과 군 생활에 대한 다짐을 장황하게 적다가, 공감대가 없을 수 있는 군대 이야기가 상대에게 부담이 될까 의식해 군인이 밖에 있는 지인들에게 흔히 할 법한 '보고 싶다'는 말로 마무리한 글일 뿐"이라며 "이어 전역 후 혼자 떠날 여행 계획과 연기 활동 복귀 의지를 덧붙이며 끝맺었을 뿐 가까운 휴가에서의 만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반면 당시 배우가 남긴 다른 글들을 보면 그는 매일 연인과의 전화 통화를 기다리며 휴가 중 연인과 함께 할 소소한 만남만을 기대하는 진심어린 기록을 일관되게 남겼다"고 설명했다.
김수현이 실제 연인을 만났다고 주장한 휴가 기간에 김새론이 김수현의 집을 늦은 시간 방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집은 김수현 배우 명의로 된 주택으로, 소속사 사장이자 가족인 형(이로베)이 함께 사는 집"이라며 "배우의 군 복무 시절 형이 2년간 그 집에 홀로 거주했고, 배우는 휴가를 나오면 늘 그곳에서 머물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의 형은 배우가 초기 연기자 생활부터 오랜 시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작품 선택이나 캐릭터 설정, 연기 등 배우의 일을 직접 도와온 배우의 파트너이자 멘토"라며 "그의 안목과 지원 속에 주요 작품을 선택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동료 배우들이 작품 선정이나 연기에 관해 그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배우의 지인들 대부분과도 교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새론도 연기활동을 하면서 이로베와 친분을 쌓게 됐고, 당시 김수현을 자택에서 만난 것도 이로베와 함께 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고인의 방문은 사전에 계획된 만남이 아니라 휴가 중 일정이 맞아 이뤄진 것"이라며 "당시 고인이 방문했을 때 언제나처럼 당연히 형이 집에 함께 있었으며 그는 식탁 옆 거실에서 평소 하던 요가를 하며 고인과 30분 이상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고인의 진로나 연기자로서의 계획 등에 대해 듣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집에서 만나게 된 것도 사적인 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연예인들의 성향 때문일 뿐, 김수현과 고인이 특별한 관계여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배우가 겪는 피해는 조직적이고 악질적인 사이버범죄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짜뉴스는 결코 콘텐츠가 아니라 범죄이며, 이제는 사이버 조직폭력을 우리 사회 전체가 직시하고 단호히 제어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증거 조작'이며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이번 사안에서 이와 같은 범죄를 바로 잡는 것은 피해 회복과 사회 정의를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다. 부디 이 사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배우가 입은 피해가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수현과 고 김새론 간의 미성년 교제 의혹은 지난 3월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로부터 시작됐다. 가세연은 고 김새론 측 유족으로부터 받은 고인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저희는 오로지 김수현의 뻔뻔한 태도에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고, 고인의 사망에 김수현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김새론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거쳐 고인이 만 17세였던 2018년 4월 김수현과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사진 등을 공개하며 공세를 펼쳤다. 당시 김새론 유족 측 변호사는 "고인이 미성년 시절부터 김수현과 교제한 것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 답답한 마음으로 성명서를 쓰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성명서는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김수현 측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부터 시작된 연인 관계였음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그 외 가세연과 유족 측의 주장은 전부 조작에 근거한 허위 주장이라고 맞섰다. 이후 김새론의 유족과 가세연 등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한편,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