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11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쟁점을 △정부의 사모펀드 정책과 국민연금의 부실 투자 △MBK파트너스의 약탈적 경영 △대량 실직과 유통망 붕괴 △정부의 미온적 대응 △농협 등 공공기관을 통한 구조적 대안 필요성 등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이 정부 정책에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한창민 의원(사회민주당)은 “2004년 당시 정부가 사모펀드 산업을 육성하며 MBK파트너스와 같은 대형 사모펀드의 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에 6121억 원을 출자했지만, 현재 약 9000억 원의 미회수금이 남아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투자 손실에 책임이 있다”고 사과했다.
국회에서도 정부의 책임론이 이어졌다. 한창민 의원은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라며 범정부 차원의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MBK의 약탈적 이익 추출에 동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민연금의 부실 투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MBK파트너스의 경영 행태도 비판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가 우량 자산을 매각하고 과도한 배당을 통해 자사 이익만 챙겼다”며 “이는 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범죄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먹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가 민간기업 경영 실패를 넘어 “고용·유통·금융이 동시에 무너지는 다중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홈플러스 구조조정으로 1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1800개의 납품업체와 8000여 입점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15개 점포가 폐점하면 약 2만 명의 노동자가 실직하고, 17만 명의 관련 종사자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홈플러스가 연간 1조 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수산물을 판매하는 만큼, 영업 중단은 5만여 납품 농가의 판로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노조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정부가 사모펀드 제도를 도입하고 국민연금이 대규모 출자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정부·국회·공공기관이 함께 구조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의 먹튀 행태를 규제하고 피해 구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필요성을 제기하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리 있는 제안”이라며 검토 가능성을 밝혔다.
한편 청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 인수전에는 기업 두 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3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두 곳으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인공지능(AI)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 거론됐던 농협은 인수전에 불참했다. 서울회생법원과 삼일회계법인은 본입찰(11월 26일) 전까지 추가 의향서를 받아 후보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