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미는 이미 1993년에 소프라노 조수미가 일찌감치 가져왔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도 2012년과 2016년에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그렇지만 K-팝 가수들 입장에서 그래미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그나마 방탄소년단(BTS)이 근접했었다.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가운데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까지는 점령했지만 그래미의 높은 장벽만 넘지 못했다. 2020년 제62회 그래미 시상식에 포퍼머로 나선 BTS는 “내년 그래미상 후보가 가장 큰 목표”라고 얘기했다. 그 목표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BTS가 2021년 제63회 그래미 시상식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가 되는 것으로 이뤄졌다. BTS는 2022년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도 두 번 모두 수상에는 실패했다.
2023년 제65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다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가 됐지만 수상은 또 불발됐다.
이처럼 3회 연속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던 BTS는 군 복무를 위해 완전체 활동을 중단하면서 2024년 제66회, 올해 제67회 그래미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내년 2월에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역시 마찬가지다. BTS는 내년 봄에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라 2027년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이 돌아온 BTS의 새로운 도전 무대가 될 전망이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음원이 5개인데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외에도 넷플릭스 영화 ‘케데헌’의 ‘골든’도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골든’ 역시 제너럴 필드 부문 ‘올해의 노래’ 후보로 선정됐다. ‘골든’은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부문 후보이기도 하다.
‘골든’은 K-팝 장르이면서 ‘케데헌’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이라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로도 선정됐으며 ‘케데헌’ OST는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가 됐다. 이렇게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골든’에 OST까지 ‘케데헌’은 무려 5개 부분에서 후보로 선정됐다.
그런가 하면 토니상을 수상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에 올랐다.
미국 힙합 스타 켄드릭 라마가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9개 부문 후보가 됐는데 K-팝 스타 로제와 이재도 3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골든’은 20주 연속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머물고 있다. 23위로 처음 순위에 이름을 올린 뒤 현재 2위(11월 15일자)를 기록 중이다.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1위가 통산 8번, 2위도 통산 6번을 기록할 만큼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가장 유행한 음원 가운데 하나다.
‘아파트’는 빌보드 핫 100에서 비록 1위에 오르진 못했지만(최고 3위) 45주 동안 차트에 머물며 K-팝 최장 진입 기록을 세웠다. 빌보드 핫 100 3위 역시 K-팝 여가수로는 최고 성적이다.

그렇지만 장르 필드 부문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다. 특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후보 음원 5개 가운데 2개가 K-팝 곡이라 기계적인 K-팝 수상 확률이 40%나 된다. 특히 ‘케데헌’ 열풍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후보에 오른 5개 부문 가운데 제너럴 필드 부문 ‘올해의 노래’까지는 몰라도 나머지 4개 부분에선 수상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한편, 2027년에 열릴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도 벌써부터 커져 가고 있다. 2026년 완전체로 돌아오는 BTS가 다시 그래미라는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내달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은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