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헌재 결정은 의정부지법이 이 법률 조항의 위헌성을 판단해달라고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이뤄졌다. 의정부지법은 이 법률 조항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내부 공사 업체 관리자 2명에 대해 재판을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2021년 3월과 10월 각각 공사를 하던 초등학교 내에서 6~7세 여자아이들의 얼굴에 입을 맞추거나 손을 쓰다듬듯이 만지는 등 행위를 해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법 재판부는 이 법률 조항의 해석과 관련해 "심판 대상이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는 행위 유형이 매우 광범위함에도 벌금형을 규정하지 않은 채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5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특히 집행유예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 정상참작 감경을 해도 최소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고,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어 "특히 성적인 목적이 없는 추행과 성적인 목적이 명백한 추행 사이에는 죄질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도 이 법 조항은 이를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고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지적했다.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강제추행죄, 청소년성보호법상 청소년강제추행죄, 형법상 미성년자의제추행죄 등이 벌금형을 정하고 있으나 이 법 조항은 벌금형이 없고, 형법에서 5년 이상 징역형을 정하고 있는 살인, 강간상해·치상죄 등과 비교해도 형이 무겁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조항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자유로운 성적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데,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그 보호법익은 중요하다"며 헌법에 합치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상대방의 추행 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추행 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이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강제추행의 구체적 행위 태양을 불문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아동 대상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고, 텔레그램 아동 성착취 사건 등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반복돼 온 점 등에 비춰 보면 2020년 개정으로 벌금형을 삭제하고 징역형만 남긴 입법 역시 형사정책적으로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범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상 참작 사유가 있을 경우 법원이 감경을 통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어 개별 사안에 맞춘 형벌 조정이 가능하다고 봤다. 법정형의 하한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법관의 양형 재량까지 전면 제한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성범죄 조항들과의 형벌 균형 문제에 대해서도 "13세 미만 아동은 장애인이나 청소년보다도 자기방어 능력이 더욱 제한된 보호대상"이라며 보호법익과 죄질을 달리하는 다른 범죄들과 그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도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