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군, 유사한 사고는 없어, 위험도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해
- 가족들 "수차례 사실 관계 바로 잡아 줄 것 요청 했지만 묵살 당해"
- "고령군이 보험사 뒤에 숨어 소극적 행정을 펼치고 있어"

정책의 이상과 현장의 현실 간 괴리가 크다는 것이 한 목소리인데, 자칫 실효성은 거두지 못한 채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으로 가중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실제 일어날 사고 등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경북 고령군이 사고 현장에 대한 보완 조치와 민원 등에 대한 늦장 대처로 공분을 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고로 A씨는 발목(비골 골절을 동반한 경골 하단의 골절) 등을 크게 다쳐 발목과 종아리에 철심(수술 부위 4군데 )을 심는 수술을 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움직이지 못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으며, 현재는 목발 생활을 시작한 상태인 것.
문제는 고령군의 사고 조치인데, 사고발생 후 3개월 여 동안 그대로 방치됐다 지난달 중순께 사고 장소에 마사토를 덮는 임시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딸 B씨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고령군 담당자는 '해당 사고와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통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조치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해당 구간은 아무런 개선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올해 가을 비가 내린 날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제2 제3의 사고가 발생 될 소지가 분명함에도 고령군의 늦장 대응은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안일한 행정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고령군 시설 관계자는 "그동안 이번 사고와 유사한 사고는 없었기 때문에 위험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 것도 있고, 계절적으로 잔디를 깐다고 하더라도 이용객이 많고 특히 티박스 주변은 거의 모든 이용객이 밟는 자리라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으며 파크 골프장 보수에 쓸 수 있는 예산 문제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잔디 등 대대적인 보수는 휴장기 2개월 동안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내년 예산에 1억 원을 편성했으며 인조잔디를 혼용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이어갔다.
- 고령군 '시설 관리 미흡'은 인정하지만, 보험 적용은 보험사 결정 따라야

B씨는 "사설도 아니고 고령군이 운영하고 있는 공공 시설이어서 상해 보험 적용 등 후처리가 원만하게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했다. 군 담당자는 시설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 하면서도 보험사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이 같이 밝혔다.
보험사에서 조사 후 내 놓은 법률 자문서에는 △사고 장소가 티샷을 하는 곳 뒤쪽으로 통상적으로 보행하는 장소가 아니고, 일부 잔디가 벗겨진 것 만으로 영조물의 하자를 인정하기 부족한점 △피해자는 티샷 전 사고 장소의 상황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고, 뒷걸음질을 하다가 넘어졌는데 뒷걸음질 중 넘어진 사고는 전형적인 영조물의 이례적인 사용에 기인한 사고로써 시설관리자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기 어려운 점 △동종의 유사사고는 확인되지 않는 점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의 부주의로 인해 넘어진 사고로 판단되고, 사고 당시 시야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었던 점 △영조물의 하자라 함은 통상적인 안전성을 구비하지 못한 점을 의미하는 것이고 완전한 안전성을 구비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피보험자는 피해자에 대하여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B씨는"당시 티박스 인근 경사면의 잔디가 훼손된 상태로 장기간 방치돼 마사토가 넓은 면적으로 노출돼 있었다. 해당 구간에 다른 공공 파크골프장처럼 안전매트를 사전에 설치 했다면 이 같은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법률 자문서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인정 할 수 없으며,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어 보험사 ,군 관계자 등에게 수차례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아 줄 것을 요청 했지만 묵살 당했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특히 "티박스 내에서 뒷걸음질에 대한 보험 관계자의 보험자문서에 대해서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허위사실로 피해자측 100% 과실로 몰아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고령군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시설 관리 미흡으로 발생한 사고를 피해자 과실로 몰아가고 있는 보험사와 보험 처리 했으니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보험사 뒤에 숨어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보며 분노가 느껴진다"며, "어머니가 사고 후 수술과 병원 생활을 하며 일상을 잃어버린 것은 누구에게 보상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사고 당일 현장 근무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병원 이송까지 확인 했으며, 피해 당사자와 통화해서 사고 경위를 작성해 보험사에 보험금 신청을 했다. 시설물에 대한 관리미흡도 인정 한다는 취지의 시설 사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서도 보험사에 함께 제출 한 상태"라고 밝히며, "1차 조사에 대한 부족한 부분에 대해 현재 2차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아직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