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는 자신을 중국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내·외국인 최초이자 최연소 교수로 재직했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관련 보도와 의료계 설명에 따르면 A 씨는 국내 의사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비의료인으로,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논란은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이 그의 갑질 행각 등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처음 나온 것이라 박나래 개인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A 씨의 실체가 드러난 직후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포함된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이 함께 공개되면서 논란은 올 연말 방송가를 뒤흔든 '주사 이모 게이트' 사태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목록에 올라온 연예인들 중 다수가 박나래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이고, A 씨와도 친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특정 인물의 일탈을 넘어서 연예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까지 지적되기도 했다. 불법 의료 행위가 개인 간 신뢰와 친분을 매개로 은밀하게 반복돼 온 것이 아니냐는 게 이를 비판한 대중들의 말이었다.

특히 키의 경우는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는 사이이며, 키의 자택에 방문해 그의 반려견들을 촬영한 사진이나 키와 주고 받은 각종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는 점이 지적돼 팬들도 빠른 입장 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온유는 지난 12월 11일 공식입장을 통해 "2022년 4월 지인의 추천으로 A 씨가 근무하는 신사동 소재 병원에 처음 방문했고, 당시 병원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의료 면허 논란에 대해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병원 방문은 피부 관리 목적이었으며 (A 씨에게 전달한) 사인 CD는 진료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외 투어를 이유로 오래도록 침묵을 지켰던 키도 12월 17일 입장문을 내고 A 씨 관련 의혹을 설명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A 씨가 근무하는 병원에 방문했고, 그를 최근까지도 의사로 알고 있었다는 게 키의 주장이다. 특히 키는 박나래와 마찬가지로 병원 방문이 어려우면 A 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진료'를 받았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이제 와서 A 씨가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인지하고 매우 혼란스러웠다고도 덧붙였다. 이 공식입장을 끝으로 키는 MBC '나혼자 산다', tvN '놀라운 토요일' 등 고정 출연 예능프로그램에서 전부 하차하고 예정된 모든 스케줄을 취소한다고도 밝혔다.

이처럼 A 씨의 팔로잉 목록에 있던 이들이 차례대로 의혹을 인정하면서 이 리스트는 온라인 상에서 일종의 '연루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 씨의 팔로잉 목록을 캡처해 공유하며 "다음은 누구냐" "이 명단에 있으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인물들까지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의혹의 대상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일각에서는 "팩트 체크도 없이 의심만으로 낙인 찍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편, 박나래로부터 촉발된 이 '주사 이모 게이트'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2월 12일 A 씨가 근무한 곳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병원을 의료법·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 사건을 접수해 수사팀을 배당한 상태다. 이보다 앞선 8일에는 박나래와 A 씨 등에 대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의료법·약사법 위반, 폐기물 관리법 위반,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고발이 접수됐다. A 씨와 관련된 인물이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외에도 키, 온유, 입짧은햇님 등으로 늘어나면서 이들이 수사 참고인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