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김 씨는 김건희 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대기업과 금융권으로부터 184억 원의 특혜성 투자를 받고 이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이날 최종 진술에서 김 씨에 대한 공소 사실을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피고인과 그 공범 조영탁이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마이카와 페이퍼컴퍼니 이노베스트코리아를 이용해 다수의 대기업과 금융권으로부터 투자금 184억 원을 지급받고 그 돈을 허위 급여 등으로 횡령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제시된 증거들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의 아내와 모친의 이름으로 이노베스트코리아와 비마이카를 비롯한 여러 회사로부터 허위 급여를 받았다. 이와 관련 김 씨의 아내는 이 돈을 자녀 교육비와 부동산 거래비, 가족 해외여행 용도로 썼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허위 급여와 허위 용역비, 자문 수수료 등을 포함해 총 47억 6909만 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횡령금으로 시가 30억 원 상당의 부동산 및 주식을 취득했고, 베트남 도피 중에도 5성급 호텔에 머무르고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등 자신을 위해 범죄수익금을 소진했다”며 “피해액이 거액임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피해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인을 설립해 다른 사람들을 임원으로 내세우고, 주식회사 제도를 악용해 개인 거래를 법인으로 내세워 각종 비용처리와 세금 이득을 얻었다”면서 “특검 수사가 임박하자 해외로 도피하고 급여 등으로 피해 법인 소유의 금원을 횡령했다”고 했다.
또 “피고인은 휴대폰을 폐기·은닉하는 등 법질서 인식도 부족하고, 도피 중 공범과 연락해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 피고인의 범행 전후 정황 및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8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 씨 측 변호인은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당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집사 게이트. 즉, 피고인이 김건희와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자금을 유용했다는 것에서 시작해 전방위적으로 수사가 이뤄졌지만 결과는 어땠느냐”며 “막상 수사가 시작되자 권력형 비리나 김건희와의 관련성은 온 데 간 데 없고 피고인 개인의 자금거래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의 자금 거래는 김건희 씨 의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라며 “이 사건이 특검 기소 대상이 되려면 최소한 김건희 씨 개별사건과의 관련성이 나와야 하지만 과거 친분이 있다는 것 외에 특검법이 규정한 관련성은 어떤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된 특검팀의 ‘통일교 정교 유착’ 의혹 수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특검팀은 통일교와 민주당 인사들의 의혹에 대해선 ‘관련이 없어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경찰에 이첩했는데 이는 두 사건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의적으로 어떤 사건은 배제하고 어떤 사건은 관련됐다며 기소하는 건 표적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경우 김 씨가 지분 100% 를 가진 1인 회사이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실제로는 받아야 할 업무 보수나 대여금이었기 때문에 회사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도 변론했다.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김 씨는 종이 한 장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과거에 한 검사 부부와 친분 관계가 있었다. 12~13년 전 그 검사가 소신을 지키다 좌천됐을 때의 일”이라는 말로 운을 뗀 김 씨는 미리 준비해온 최후진술을 읽어나갔다.
김 씨는 “그 검사가 대통령이 됐고 특정 정치인과 친분이 있는 건 회사를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났다”며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하니 퇴직금도 못 받고 나와 나중에 다른 명목으로 정산을 받아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탄핵 이후엔 한 기자에 의해 ‘김건희 집사’로 좌표 찍혀 마치 엄청난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매도됐지만 저는 권력자에 기생하는 누군가의 집사가 아니라 뜻한 바가 있어 창업한 사업가”라며 “세금을 줄이고 회사 부담을 줄이고자 한 건 제 잘못이고, 잘못된 방법과 선택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한남동 공관도 대통령실도 가본 적 없다”며 특혜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세금과 관련해 반성하고 상응하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 가족을 지키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씨에 대한 1심 선고는 2026년 2월 5일 내려질 예정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