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2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양당이 일부 양보한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개혁신당은 통일교 의혹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제3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거나 제3자 추천시 후보자 스크리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조계에서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국민의힘은 개혁신당 안을 고집하면 민주당이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통일교 관련 의혹 및 김건희 특검에 대한 쌍특검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부정적이었던 개혁신당은 우선 통일교 특검을 먼저 추진하자고 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수용했다. 천 원내대표는 “주가조작이나 양평 공무원 사망 등은 추후 진행 상황을 보며 논의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그동안 가장 이견이 컸던 특검 후보 추천은 법원행정처장이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여기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12월 23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통일교와 정치권 인사 간 불법 금품수수 및 유착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다. 송언석·천하람 원내대표 등 양당 의원 110명 전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역시 통일교 특검을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이 법률안은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전망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수사 대상은 통일교의 정치인 관련 불법 정치자금 제공·수수 의혹,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등의 수사 은폐·무마·회유 및 왜곡·조작 의혹, 통일교의 조직적 당원 가입 의혹, 20·21대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와 대통령 후보 캠프 사이의 청탁 의혹 등이다.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장은 국회로부터 의뢰를 받으면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자 2명을 서면으로 추천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추천한 후보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를 임명한 것으로 간주 된다고 규정돼 있다.
법원조직법 제42조 1항에 있는 판사, 검사, 변호사,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공공기관·법인소속 법률 사무 종사자, 변호사 자격이 있는 대학교수 등의 자격이 있는 인물이 특검 후보로 선발될 수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통일교와 정치권 인사 간의 금품수수, 유착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함께 특검법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22대 국회에 들어와 우파 야당이 함께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 통일교 특검법 발의를 두고 범보수 연대가 시작됐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여러 세부 진통에도 불구하고 타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통해 외연 확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12월 19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6%였다. 민주당은 40%다. 무당층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는 더 커진다. 민주당 지지율은 43%로 조사됐지만, 국민의힘은 16%에 불과했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대표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2030 남성층 지지를 받고 있고, 합리적 보수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초박빙 지역에서 보수표가 분산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보탰다.
개혁신당은 4% 대의 낮은 지지율, 존재감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개혁신당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낮은 지지율 때문에 출마를 망설이고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통일교 특검을 통해 당 입지를 높이고,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다.
#너무나 먼 두 정당
문제는 ‘계엄의 강’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말대로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 옹호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2024년 12월 12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발의 때 개혁신당도 참여했다. 탄핵소추안에도 개혁신당 의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내홍에 휩싸인 상태다. 장동혁 대표의 우클릭 기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선 결집 후 확장’을 앞세워 강경 지지층을 염두에 둔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고,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이는 무당층 포섭, 개혁신당과의 연대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개혁신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단일화나 연대를 선언하는 순간 당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며 “국민의힘이 완전히 (비상계엄 옹호 등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개혁신당이 연대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특검 수용이 양당 공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실제 민주당에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약한 고리를 집중 공격한다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혁신당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거대 양당의 셈법에 소수당이 당해왔다”면서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파기하고 민주당과 정치적 거래를 하려 한다면 두 당의 관계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연대는 부분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본다. 특별법 같은 것은 양당이 합의할 수 있다”면서도 “개혁신당은 사안별로 유리한 사안이 있다면 그것은 연대할 수 있겠지만 전면적인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최 평론가는 “장동혁 대표는 아스팔트 보수 진영의 지지를 통해 당선된 사람이다. 절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