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출신 보좌진들이 핵심 증거들을 토대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탁금지법이나 직권남용, 국정원법 위반 등이 적용 가능하다는 분석인데, 일각에서는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먼저 제기된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은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받은 숙박권으로 2024년 11월 가족과 함께 제주 서귀포 칼호텔 ‘로열 스위트’ 객실에서 2박 3일 묵었던 사실을 인정했다. 전 보좌진이 폭로한 대화 메시지에 따르면, 보좌진이 대한항공 측에 “의원님이 투숙권을 받은 것 같다”며 예약을 문의하자 대한항공 측은 김 원내대표 이름으로 로열 스위트 객실 예약을 완료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관계자가 의원실을 찾아와 초대권을 전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원내대표가 받은 로열 스위트 숙박권은 1박 기준 70만 원이 넘는다. 2박으로 계산하면 140만 원에 달하는데, 공직자는 한 번에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청탁금지법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 수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국정감사 직전 피감 기업인 쿠팡 경영진과의 ‘황제 오찬’ 역시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 2025년 9월 5일에는 국정감사를 약 한 달 앞두고 쿠팡 박대준 당시 대표 등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약 70만 원 규모의 오찬을 가졌는데, 5명이 참석했다면 1인당 약 14만 원 수준에 해당한다. 김영란법상 공직자 1인당 식사비 5만 원 제한을 위반했을 여지가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3만 8000원 상당의 파스타만 주문해 먹었다”라고 얘기했지만, 접대하는 쿠팡 입장에서 국회의원이 혼자 파스타를 먹는데, 자신들만 그 앞에서 ‘10만 원이 넘는 코스요리’를 먹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페어몬트 호텔 식당에서 POS기에 입력된 주문 내용만 확인해도 진실을 알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설명이다.
#가족들도 수사 불가피?
가족들도 수사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의 아내 이 아무개 씨는 조진희 전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특히 조 전 부의장과 이 씨가 각각 김 원내대표의 당시 보좌진과 통화한 내용에는 이 씨가 2022년 7~8월 조 전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한 정황이 담겨 있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사가 시작되면 조 전 부의장과 이 씨가 횡령·배임 혐의 공범으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횡령과 배임은 그 사용액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선고가 가능하다.
특히 김 전 원내대표가 이런 내용을 알았거나 지시했다면, 뇌물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갑 국회의원이자 지역위원장이기 때문에 구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의 진료 특혜 추진 역시 사실이라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 전 원내대표가 보좌진을 시켜 ‘아들이 대기 없이 보라매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과태료 3000만 원, 청탁을 들어준 병원 관계자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차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경쟁사인 업비트 공격 지시 의혹은 김영란법상 부정청탁·제3자 부정청탁 적용이 가능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빗썸 대표와 회동한 뒤 차남의 전공(수학)에 맞춘 채용 공고가 떴고, 차남이 취업한 뒤에는 경쟁사인 업비트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게 보좌진의 증언이다.
이에 김 원내대표 측은 “특정업체가 아닌 독과점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채용 관련 논란은 부인하는 상황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가족들 모두 최소 참고인 신분으로는 소환이 불가피한 것 같다”며 “자녀들을 위해 보좌진을 이용했다는 게 폭로의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에 김 전 원내대표도 각 의혹들마다 다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고, 수사 내용에 따라 가족 가운데 2명 이상이 기소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경찰 역시 의혹이 워낙 방대하고 사건 관할이 여러 경찰서로 나뉘어 접수돼, 사건을 병합해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의혹별 사건은 서울 동작·영등포·서초경찰서 등에 배당됐는데, 일부 의혹들은 검찰에도 고발된 상황이다. 김 전 원내대표가 사과와 함께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제 검찰과 경찰이 교통정리를 통해 ‘본격 수사’를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치명적 의혹은?
법조계는 가장 치명적인 부분으로 ‘직권남용’ 의혹을 꼽는다. 그동안 판례에서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보좌진에게 법적 직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 심부름이나 가족들의 편의를 위한 행위를 강요한 경우 유죄가 선고된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 의혹의 경우, 청탁금지법상 상한액을 초과해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선고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보좌진들을 잘 아는 법조인은 “당초 이렇게 다 폭로할 생각은 없었지만, 김 전 원내대표가 사실과 다른 해명으로 일관하며 되레 보좌진들을 압박해 추가 폭로로 이어졌다”라며 “보좌진들이 변호사 출신인 만큼, 증거가 명확한 사안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과정 ‘유죄 포인트’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