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A 씨는 이날 오전에도 마트를 찾아 흉기와 소주, 번개탄 등을 구입했다. 오후에 마트에서 구입한 흉기로 흉기 난동을 벌였음을 감안하면 오전에 구입한 흉기로도 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그의 오전 행보가 그러했다.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12월 3일 오전 교제 중이던 20대 여성 B 씨와 헤어지기로 했다고 한다. A 씨와 B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나 교제를 이어오던 사이였다.
이별을 통보받은 A 씨는 3일 오전 11시 55분경 B 씨 거주지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소재의 주택을 찾아갔다. 이번에도 먼저 마트를 방문한 A 씨는 흉기와 소주, 번개탄 등을 구입했다. A 씨가 흉기를 들고 자신의 거주지를 방문하자 놀란 B 씨는 그대로 도망쳐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피신했다. 여기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바로 경찰이 출동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해 20여 분간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은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던 A 씨를 특정해 지구대로 임의동행 했다. 지구대에서 경찰은 A 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를 벌였지만 A 씨는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이 B 씨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서 흉기와 소주, 번개탄 등을 구입한 이유를 캐물었지만 A 씨는 “캠핑하러 가기 위해 구입한 물품들”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조사가 2시간가량 이어졌지만 결국 경찰은 A 씨를 귀가 조치했다. 임의 동행에 동의하는 등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 씨가 모텔 흉기 난동 사건을 앞두고 다시 마트를 찾아 술과 흉기를 구입한 시간은 2시 43분경이다. 오전에 구입한 흉기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압수했다. A 씨가 B 씨 거주지를 찾아간 시점은 11시 55분경이다.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20여 분 만에 A 씨를 지구대로 임의동행해 2시간가량 조사했음을 감안하면 시간상 A 씨는 지구대에서 나오자마자 창원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의 마트로 향해 다시 흉기를 구입해서 인근 모텔 객실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에 벌어진 모텔 흉기 난동 사건을 감안하면 B 씨도 생명이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렸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B 씨는 빠르게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피신하면서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경찰이 A 씨를 귀가 조치했고, 이 결정은 모텔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이어졌다.
신고를 받아 임의동행까지 했지만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터라 경찰은 A 씨를 귀가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A 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A 씨에 대한 특수협박 혐의 신고가 접수돼 임의동행해서 조사를 벌였다는 내용을 보호관찰소에 전달하지 않았다. 물론 경찰이 보호관찰소에 신고 접수 사실을 통보할 의무는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대상자 실거주지 관리와 보호관찰소의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A 씨는 2019년 9월 미성년자를 간음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7월 강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5년형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5년을 선고받았다. 따라서 모텔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2025년 12월 3일은 A 씨의 신상정보 공개·고지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성범죄자알림e’를 통해 공개된 A 씨의 주소는 경남 창원시 소재의 한 고시원이었지만 그는 사실상 그곳에 살고 있지 않았다.

이는 C 양의 친구로 당시 모텔 객실에 함께 있던 D 양(14)의 진술 때문이었다. D 양 역시 A 씨에게 흉기로 협박을 당하고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유일한 목격자가 됐다. D 양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C 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친구인 10대 남성 2명은 A 씨와 C 양만 있는 객실 안에서 큰 소리가 나자 D 양의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모텔 객실을 찾았다가 살해당했다.
그렇지만 이날 A 씨의 흉기 관련 사건은 교제 중이던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오전에 시작됐다. 이로 인해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 씨는 바로 C 양에게 연락을 취했다.
정확한 사건 동기는 결국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A 씨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이다. A 씨는 모텔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직후인 5시 11분경 경찰이 모텔 객실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자 창밖으로 투신해 사망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