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이 지난 12월 23일 ‘소다팡팡’이라는 상표를 신규 출원했다. 지정상품 분류는 제32류로, 광천수부터 발포성 음료용 분말, 청량음료, 채소 및 과실 가공음료 등을 망라한다. 그동안 ‘홍초’ 등 건강 기능성 음료에 주력해 온 대상이 상표명에서부터 10대를 타깃으로 탄산의 청량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대상 관계자는 “학교 급식용 B2B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선점 차원으로 등록한 상표”라고 밝혔다.
대상의 신규 브랜드가 탄산음료와 최근의 건강 지향 수요를 합친 ‘하이브리드형 음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갑 KYG 상권분석연구원 교수는 “최근 음료 시장은 당·카페인·알코올을 뺀 ‘3무(無)’와 기능성·세분화·친환경을 더한 ‘3유(有)’가 트렌드”라며 “대상이 가진 ‘건강한 식재료’라는 기업 이미지를 고려할 때, 신제품은 ‘소다’라는 네이밍으로 대중적 친근함을 확보하되 실제 내용물은 제로 슈거 등 기능성 요소를 가미한 ‘프리미엄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식자재유통업은 수급 물량이 사전에 결정되는 특성상 내수 침체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전체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2015년 37조 원에서 2024년 약 64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대상은 2025년 ‘신선’ 관련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하는 등 B2B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교 급식 납품의 경우 이미 구축된 물류망과 영업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학교당 발생하는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갑 교수는 “식품 기업들이 기존에 납품하던 식재료 라인업에 완제품 음료를 ‘끼워 파는’ 형태의 머천다이징 전략은, 이미 확보된 고객에게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과거에는 김치와 조미료 등만 납품했다면 이제는 식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급식에서도 에피타이저나 디저트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이 부분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하락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식품부문 판가 인상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 1454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509억 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9%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소재 부문의 수익성 훼손이다. 핵심 품목인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이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 또한 수익성이 뒷걸음치는 데에 한몫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역시 라이신 시황 회복 지연과 추석 명절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내수는 계속 좋지 않을 전망이다. 인구 감소로 인해 국내 식품 시장 전체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며 “식품이나 식자재는 소비자가 기존에 섭취하던 품목이나 물량을 갑자기 확 늘리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대상이 B2B 음료 사업 진출 확대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투입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인 식품군의 경우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장치 산업 성격이 강한 반면, 음료는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다. 맛의 핵심인 베이스(원액)를 개발한 뒤 물이나 탄산을 적정 비율로 배합해 병입하는 단순 공정만으로 제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타 식품군 대비 공정이 단순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사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내에 잘 갖춰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인프라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자체 생산 라인을 무리하게 증설하지 않고도 OEM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면서 시장 반응에 따라 공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신규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 효율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분야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삼성웰스토리 등 ‘빅3’의 점유율이 높아 진입 장벽이 상당하다. 최근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의 여파로 대상의 B2B 매출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상이 마케팅 비용 부담은 덜고 마진율은 높은 자체브랜드(PB) 형태 등으로 틈새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B2B 업계 내에서 대상의 점유율이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 시장 판도를 흔들기보다는 자체 수익성 방어 차원의 전략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