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 조정)는 113.7(2020년=100)로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8월(-0.3%)부터 9월(+1.3%), 10월(-2.7%)까지 매달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생산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였다. AI 수요 증가와 수출 호조가 겹치며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7.5% 급증했다. 지난 10월 생산이 급감(-26.5%)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여기에 갤럭시 Z폴드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전자부품 생산도 5.0% 늘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은 0.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금융·보험(2.2%)과 개인서비스(11.1%) 등의 호조로 0.7% 늘었다.
투자 지표도 모처럼 반등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줄었음에도 기계류 투자가 늘며 1.5%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공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6.6% 증가, 전월 -21.1% 감소한 충격에서 벗어났다. 다만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주택과 토목 부문이 모두 부진하며 1년 전보다 9.2% 감소했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0.4포인트(p) 하락해 1년 6개월째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반면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5로 0.3p 오르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 부진이 동행지수에 영향을 미쳤지만, 선행지수에는 양호한 건설수주액이 반영되면서 차이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호조와 수출 증가세가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을 통해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명절 특수 끝나면서 소비 절벽
생산·투자와 달리 내수 성적표는 부진했다. 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3.3%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3.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8~9월 감소하다 10월(3.6%) 반짝 반등했던 소비가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는 작년 2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3.6% 줄었다. 도소매업 생산 역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는 10월 추석 연휴와 대규모 할인 행사, 이른 추위 등으로 일시 급증했던 소비가 명절 특수가 사라지자마자 기저 효과로 인해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통 채널별로는 대형마트(-14.1%)와 슈퍼마켓 등(-8.7%)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온라인 쇼핑을 포함한 무점포 소매는 3.1% 줄어들며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불거진 쿠팡의 대규모 회원 탈퇴 사태와 관련해서는, 해당 이슈가 11월 말 보도된 만큼 이번 지표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로는 급감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0.8%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소매판매도 0.4% 늘어, 연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끊고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환율이 수입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아직 그 여파는 제한적”이라며 “최근 환율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