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는 비데의 대명사라고 불릴 만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45%, 매출액은 1800억 원. 비데 시장 규모는 38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룰루가 벌어들인 것이다. 2002년에 탄생한 룰루는 영어로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룰루가 본래의 뜻뿐만 아니라 ‘룰루랄라’에서 연상되는 상쾌한 느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룰루는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룰루는 한 자릿수에 머물던 비데의 보급률을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룰루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렌탈 서비스다. 당시만 해도 비데는 주로 70만~80만 원대의 고가품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판매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가의 비데를 월 2만 원대의 금액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 지금도 웅진코웨이는 생산되는 비데의 90%정도를 렌탈해 주고 있다. 나머지 10%는 주로 방문판매에 의존한다.
경쟁업체에서는 룰루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저가제품을 선보였다. “렌탈을 하는 것보다는 저가 제품을 사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훨씬 이익이다”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에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직접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렌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일 뿐이다”라며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렌탈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전문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을 맞아 웅진코웨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것은 ‘메모리 비데.’ 이 제품은 개인 맞춤형 메모리 기능을 비데에 장착해 조작이 어려운 노인이나 어린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즉, 자신에게 맞는 수압, 온도, 노즐 위치 등을 미리 입력해 저장시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웅진코웨이 측은 “모든 가족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비데를 만들었다”며 시장에서의 독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의 가격은 67만 원으로 다소 비싸다. 하지만 렌탈 제품일 경우 월 렌탈료 2만 3000원에 사용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의 뒤를 쫓고 있는 업체는 노비타와 대림통상이다. 양사는 서로가 자신이 업계 2위라고 주장한다. 사실상 렌탈에 주력하고 있는 룰루를 제외했을 때, 판매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셈.
지난해 노비타는 48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25%가량. 직접 판매시장에서 만큼은 자사가 ‘단연 1위’라고 노비타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노비타가 OEM방식(주문사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생산방식)으로 만들고 있는 삼성비데까지 합치면 시장 점유율은 실제로 더 크다고도 했다.
1996년 비데 시장에 뛰어들었던 노비타는 초기에는 일본 업체와 기술제휴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비데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 역수출을 하고 있다.
노비타가 1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관공서나 학교 등의 법인기관에서다. 지난 6월 조달청으로부터 조달품목 업체로 선정돼 2300여 개의 비데를 공공기관에 설치하기도 했다. 노비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이 아닌 법인기관의 비데 시장 점유율은 자사가 80%를 차지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