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는 지난 29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개정을 통해 올해 WBC부터 8강 진출 시 포상금 4억 원을 지급하고, 4강에는 6억 원, 준우승 8억 원, 우승 12억 원으로 대표팀 포상금 제도를 발표했다. 이전 규정에는 8강 진출시 포상금이 없었고, 4강 3억 원, 준우승 7억 원, 우승 10억 원이었다. KBO는 “2026 WBC를 앞두고 야구대표팀의 사기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승리 수당과 포상금 추가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대표팀은 2013년, 2017년, 2023년 WBC에 출전했다가 3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한 번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 감독은 2026 WBC에서 최소 8강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난 1월 21일 열흘 간 사이판 1차 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캠프 성과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전반적으로 100점을 줄 수 있다”고 대답한 뒤 “하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를 더한다면 200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만큼 선수들의 훈련 준비와 태도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조계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27일 소집돼 대표팀 최종 엔트리 관련 회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투수 선발과 관련해 난상 토론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이전 인터뷰에서 투수는 15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 이유는 투구수 제한 때문이다. 이번 WBC 1라운드에서는 투구 수 제한 65구 규정이 적용된다. 즉 선발 투수가 65구를 채우면 다음 경기 등판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류 감독은 “선발 투수가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판 캠프에 참가한 투수는 총 17명이다. 그중 류현진 문동주(한화), 고영표 소형준(KT),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손주영 송승기(LG)는 지난 정규시즌에서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했다. 불펜 쪽은 노경은 조병현(SSG), 유영찬(LG), 박영현(KT), 김택연(두산), 김영규(NC), 배찬승(삼성), 정우주(한화)와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이 사이판 캠프를 소화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최종 명단에는 어떤 선수가 이름을 올릴까. 아니 어떤 선수가 제외될지 궁금해진다.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 ‘썸타임즈’의 코너 ‘야구이슈다 라이브’에서 사이판 캠프에 참가한 선발 투수들 중 송승기가 제외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성호 위원은 선발 투수들 중 고영표의 발탁을 예상하며 “국제 대회에서는 구위가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땅볼을 유도하거나 안정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선호한다”면서 “고영표는 선발과 롱릴리프, 원포인트 등 어떤 보직도 가능한 KBO 최고의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야구인은 송승기는 포함되고 고영표가 제외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영표 제외에 대해 “내가 류지현 감독이라면 고영표가 구위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전에서의 활약에 대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때부터 거의 빠짐 없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2023년 WBC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고, 그 경기에서 대표팀이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2024년 프리미어12에서도 첫 경기 대만전 선발로 나갔다가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이력이 있다. 류지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한편 WBC는 선수 자신의 국적뿐 아니라 부모 국적으로도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 2023 WBC에서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LA 다저스 내야수 토미 에드먼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렇다면 이번 대표팀에는 어떤 한국계 빅리거가 승선될까.
투수로는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외야수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그리고 내야수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이 최종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셰이 위트컴은 김하성, 송성문이 부상으로 WBC 불참이 공식화 된 후 그의 필요성이 더 부각된 바 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 휴스턴의 지명을 받은 위트컴은 2023년 마이너리그 133경기에서 3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기록 565경기 타율 0.260 127홈런 395타점 OPS 0.819로 우타 거포가 부족한 대표팀에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더욱이 위트컴은 2루, 3루, 유격수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가 가능하다. 만약 위트컴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송성문이 빠진 3루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저마이 존스는 빅리그 데뷔 5년 차였던 지난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2025시즌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고 72경기 타율 0.286 7홈런 23타점 OPS 0.937을 기록했다. 만약 저마이 존스가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외야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유틸리티 자원이라 쓰임새가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최고 구속 약 16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은 2025시즌 메이저리그 42경기 3승 1패 6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10경기 이상 빅리그에서 등판한 것은 2025시즌이 처음이었다.
WBC 대표팀은 최종 명단 발표 후 2월 1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갖고 한화를 비롯한 KBO리그 팀들과 연습 경기를 갖는다. 연습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조율한 다음 3월 5일 체코와의 WBC 조별리그 1차전을 위해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