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환적 물동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부산항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이는 총 물동량의 약 57%에 해당하는 1410만TEU 규모로, 부산항이 세계 2위 환적 거점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 됐다.
환적 화물의 약 80%는 외국적 선사가, 나머지 20%는 국적 선사가 처리하며 외국적 선사들의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반면 수출입 화물(1079만TEU)의 경우 국적 선사가 약 60%를 처리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뒷받침했으며, 국가별 수출입 비중은 중국(25%), 미국(17%), 일본(11%) 순으로 나타나 동북아 물류 요충지의 면모를 보였다.
부산항이 글로벌 선사들의 핵심 환적 거점으로 선택받은 배경에는 지리적 이점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 디지털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타 부두 간 환적 운송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시간 정보 연계 시스템인 ‘환적운송시스템(TSS)’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환적 모니터링 시스템 ‘포트아이(Port-i)’를 도입해 부산항 내 환적 업무의 속도와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디지털 혁신으로 강화된 부산항의 운영 효율은 글로벌 선사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정시성을 높였으며, 결과적으로 부산항을 환적 허브로 활용하기 위한 선사들의 노선 재편을 이끌어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2월 출범한 신규 선사 동맹 ‘제미니(Gemini)’는 부산항의 탁월한 환적 효율성을 반영해 북중국발 화물을 부산항에서 처리하도록 노선을 개편했다. 국적 선사 HMM이 소속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 역시 올해 4월부터 부산항 환적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기 노선을 개편할 예정이다. 제미니 소속선사는 머스크(덴마크), 하파그로이드(독일) 등이며,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소속선사는 HMM(한국), ONE(일본), Yang Ming(대만) 등이다.
부산항은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환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근 관세 정책의 가변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입 물동량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하지만 부산항은 디지털 혁신과 환적 기능 강화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부산항은 올해 목표 물동량을 지난해 대비 약 50만 TEU 증가한 2540만 TEU로 설정했다. 이는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부산항만의 독보적인 환적 효율성을 통해 글로벌 허브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목표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은 “지난해는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산항의 운영 역량을 전 세계에 증명한 뜻깊은 해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과 디지털 혁신을 통해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환적 허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