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바로 내란죄에 해당할 수는 없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이 사건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하며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민주주의 핵심가치를 근본 훼손해 비난의 여지가 크다”며 “비상 계엄 선포 후 군경 활동으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으며 결과적으로 국가는 극한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렀고,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후속조치 관련 수 많은 사람들이 대규모 수사 재판을 받으며 이 법정에 나와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 피해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사회적 비용은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직접 주도했고 많은 사람들을 범행에 관여시켰으며 계엄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을 들게 한 점, 별다른 사정 없이 재판 출석을 거부하는 등 반성이나 사과의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 대해 “이 사건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고 군의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꽃’, 더불어민주당 당사 출동 등을 사전에 계획했으며,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진행하려는 별도의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참작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실세로 주목된 노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김용현과 함께 부정선거 수사 등에 관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민간인임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정보사 인원 등 다수의 사람을 끌어들여 피해를 입혔다”며 ”전반적인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의논한 것으로 보여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별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데 병합돼 판단받았을 경우에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군의 투입 등 관련된 폭동 행위 자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계엄 당일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선관위 출입 통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에 대해 “경찰의 총책임자임에도 포고령을 면밀히 검토하긴커녕 이를 근거로 국회 출입을 차단했고, 민간인을 보호했다는 사정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오히려 경찰이 군의 국회 출입을 도우도록 했다. 선관위에 경력을 투입하는 데 관여하기까지 했다”고 판단했다.
조 전 청장의 명령에 따라 국회 통제 및 체포조 지원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 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