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31조 제4항에 따르면 공정위는 매년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 등으로부터 계열회사·친족·임원·계열회사 주주비영리법인 현황 등의 자료와 감사보고서 등을 제출 받는다.
영원은 2009년 ㈜영원무역홀딩스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으로, 늦어도 2021년부터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어야 함에도 이 사건 누락 행위로 인해 2023년까지 지정에서 제외됐다가 2024년에서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최초 지정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기학 회장은 2021년~2023년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딸·남동생·조카 등이 소유한 회사 등을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성 회장은 2022년까지 지주회사 체제 중심의 5개 주력 계열회사만 소속회사 현황에 포함해 제출해 왔다. 영원 측은 2022년까지 자산총액이 5조 원이 미치지 못해 공정위가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청해 담당 실무자가 동일인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기업집단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일부 항목을 간소화해준 것에 불과하고 제출 의무 관련 법적 근거와 허위 제출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일반 지정자료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성 회장은 1974년 창업 이래 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이자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계열회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소화된 지정자료라는 형식을 악용해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는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심지어 성 회장은 본인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 둘째·셋째 딸·남동생·조카가 소유한 회사 등 계열회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는 회사들조차 누락했다. 이 중 두 딸들이 소유한 회사와 ㈜영원무역홀딩스, ㈜와이엠에스에이 등 주력 계열회사들과 거래관계도 존재했다.
이 밖에도 친족으로부터 계열회사임을 제출받았음에도 누락했거나, 기존 계열회사의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누락한 회사의 존재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파악하지 않는 등 계열회사 범위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한 노력도 현저히 부족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렇게 지난 2021년~2023년 누락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총 3조 2400억 원으로 공정위가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를 적발한 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의 누락행위이자 역대 최장기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그간 자산총액 5조 원 미만 기업집단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요구하는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에 대해서도 동일인을 고발한 최초 심결”이라며 “기업집단의 편의를 위해 운영돼 온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향후 유사한 위법행위 시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