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씨는 3월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3월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또 다른 직장 동료였던 기장 B 씨를 덮친 뒤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조른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 이후 창원을 거쳐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약 14시간 만인 17일 오후 8시 3분쯤 울산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도주 과정에서 김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했으며, 미리 챙긴 여행용 캐리어에 갈아입을 옷을 넣어 다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며 "공사(공군사관학교) 출신 기득권에 밀려 내 인생이 억울하게 파멸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사관학교에서 정보 분야 장교로 임관해 졸업한 뒤 미국에서 조종사 면허를 딴 김 씨는 2018년부터 2024년 4월까지 국내 민간 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했다.
공사에서 비조종 분야 장교였던 김 씨는 국내 항공기장 승급 심사를 앞두고 조종사 장교 출신 기장들에 대한 증오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부기장 정기 심사평가에서 탈락하는 등 승급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정적인 이력이 쌓이자 김 씨는 기장 승급 심사를 앞두고 퇴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상사였던 A 씨와 B 씨 등 기장 4명이 자신의 정기 심사평가 결과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들 4명을 살해하기 위해 3년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 수개월 전부터 이들 4명의 동선을 추적하며 주거지와 출근 시간, 운동 시간대 등을 파악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퇴직 이후 조종사 협회 산하 공제회에 공제금을 신청했으나 자격 요건 미충족으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공제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첫 번째 범행 대상이었던 B 씨는 공제회 관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B 씨는 강하게 저항하며 현장을 벗어나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이후 A 씨를 살해한 뒤 창원으로 향한 이유는 자신의 세 번째 범행 대상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경찰의 신변 보호 조치 등으로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울산으로 도주했다.
김 씨가 장기간 범행을 준비한 계획범죄 정황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김 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월 20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