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자유와 권리만큼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 특권 설정을 금지하는 헌법에도 부합하고, 일반적 상식에 비춰서도 공정하고 타당하지 않느냐”며 “책임없는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결국 자신의 자유와 권리마저 해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론직필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한다면 그 악영향에 비춰 언론은 일반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글은 이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SBS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자 이에 맞대응한 것이다.
앞서 SBS 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을 테러, 작전, 조작방송이라고 공공연히 비난하며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며 “자신과 조폭의 유착설이 포함된 지난 2018년 방송분을 두고,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들까지 들먹이며 SBS와 ‘그알’이 특정 세력의 의도에 따라 동원된 어용 언론인 양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알’은 장씨의 주장을 인용 보도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3년 전, ‘파타야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재판 기록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들을 확인해 보도한 것”이라며 “심지어 해당 PD가 장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증언을 할 정도로 ‘그알’의 내용과 장씨의 주장은 궤가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조작 방송’으로 규정한 SBS ‘그알’ 제작진은 지난 30여년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기 위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분투해 왔다”며 “이 대통령은 한 국가의 대표이며 최고 권력자다. 언론을 향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언론 자유는 위축되고, 독립성은 위협받는다”고 했다.
이들은 또 “민주주의 필수 불가결인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사과 요구’라는 압박으로 언론 독립을 침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의 ‘조폭연루설’을 보도한 매체들의 추후 보도와 사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 대통령의 ‘조폭연루설’ 논란은 SBS 노조의 반발에 이 대통령의 맞대응이 이어지며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 ‘조폭연루설’은 지난 2018년 그알의 ‘조폭과 권력-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을 통해 불거졌다. 그알은 이재명 당시 성남지사가 성남 국제마피아파와 결탁해 살인 용의자를 풀어주고 해당 조폭이 이 지사 권력을 이용해 이득을 취했다고 방송했다.
이후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장영하 변호사(당시 국민의힘 성남 수정구 당협위원장)가 국제마피아파의 행동대장인 박철민 씨로부터 받은 현금 다발 사진을 제시하며 이 대통령이 국제마피아파로부터 사업 특혜 대가로 20억원을 수수했다고 주장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장 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쟁점과 무관한 진술과 사진에만 의존해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교차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 대통령은 즉각적인 후속 조치 요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확인도 없이 무차별 확대 보도한 언론들이 이런 판결이 나는데도 사과는커녕 추후정정보도 하나 없다. 무책임한 보도는 흉기보다 무섭다”고 비판했다. 3월 19일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기사 수정은 아무리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당시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추후 보도를 게재해주길 바란다”고 명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엑스에 또 다시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만든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는 과연 순순히 추후보도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보도할지 궁금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알 PD의 기적의 논리, 김상중씨의 리얼 연기 덕분에 졸지에 살인 조폭으로까지 몰렸다”며 “그알로 전보돼 만든 첫 작품이 이 방송이고 얼마 후 그알을 떠났다는 담당 PD가 여전히 나를 조폭 연루자로 생각하고 있을지, 이 방송 후 후속 프로그램을 만든다며 전 국민을 상대로 몇 달간 방송을 동원해 제보를 받고 대규모 취재진이 성남 바닥을 샅샅이 훑었는데 과연 제보된 단서 비슷한 것이 단 한 개라도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SBS 그알 제작진은 지난 2021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 대통령의 ‘조폭연루설’에 대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성남 국제마피아파 간의 연루 의혹은 법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그알은 SBS가 지난 2024년 제정해 시행 중인 ‘SBS 저널리즘 준칙’을 엄격히 준수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알 외 TV조선을 비롯해 채널A, 연합뉴스TV, 서울신문, 뉴시스, 세계일보 등 매체들도 장영하 변호사가 2021년 대선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통령의 조폭연루설과 20억 원 금품수수설을 주장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확정한 12일 대법원 선고를 토대로 추후 보도를 내놓았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