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례로 2025년 6월 대선 당시 서울 강남구선관위는 신사동 5투표소의 오후 2시 기준 투표자 수가 1294명인데 1994명으로 잘못 입력했다며 수정을 요청했다. 도곡1동 4투표소는 오후 8시 기준 투표자 수를 2178명에서 2179명으로 늘렸다. 송파구 문정1동 투표소에선 하루에 세 차례 집계를 고쳤다.
세종시선관위는 나성동 1투표소 투표자 수를 1911명으로 집계했다가 932명으로 줄였다. 아름동 1투표소 투표자 수도 1477명인데 1635명으로 잘못 입력했다며 수정했다. 인천 서구선관위, 경기 군포시선관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투표자 수를 늘린 곳도 있었다. 경남 진주시선관위는 투표자 수를 4만 1792명에서 5만 7253명으로 늘렸다. 사유는 집계 오류였다. 강원 원주시선관위도와 경남 고령군선관위에서도 투표자 수를 추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 양양에서는 버튼을 실수로 누르는 바람에 투표자 수가 잘못 입력되는 일도 있었다. 경남 하동에서는 특정 시간대 투표수가 아예 입력되지 않아 0표로 입력됐다가 추후 65표로 바뀌었다.
2024년 4월 10일 총선에선 65건의 수정이 있었다. 경남 양산시선관위는 동면 8투표소의 오후 4시 기준 투표자 수를 2195명에서 1745명으로 줄였다. 오후 5시 기준 투표자도 2195명에서 1889명으로 고쳤다. 전남 보성군선관위 노동면에선 6차례나 투표자 수를 바꿨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선관위, 경북 영천시선관위 등은 우편 투표자 수 집계가 틀렸다며 수정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 선관위는 투표지 교부 매수가 아닌, 잔여 매수를 잘못 입력했다.
경기 화성에서는 관외 투표자 수를 누락해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양주 옥정2동에서는 오전 7시에 보고된 투표자 수를 오후 7시가 넘어 수정했다. 보고 12시간이 지난 후에야 조치가 된 셈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투표소 109곳 투표자 수가 허위로 입력됐다는 의혹도 꺼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서대문구 홍은2동 투표소 3곳에서 11시간 연속 100명 단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여기가 무슨 북한인가. 투표자 수를 일부러 제한한 것인가. 서버에 허위 입력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창원 의창구에서도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5시간 연속으로 투표자 수가 정확히 100명씩만 증가했다. 주 의원은 이런 식으로 100명 단위로 입력된 투표소가 5곳이라고 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일정 시간 투표자 수가 한 명도 없었거나 1명 또는 2명만 증가한 곳도 있었다. 주 의원은 “갑자기 일정 시간 동안 투표자 수가 단 한 명도 증가하지 않은 투표구이 90곳에 이른다”면서 지난 대선 때 투표자 수를 고의 조작한 정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허위 입력이 관행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선관위를 비호하고 있다는 프레임도 부각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실수로 잘못 입력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국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직원들이 안이하게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숫자를 잘못 입력해서 고친 것까진 백번 양보하더라도 아예 지어내기까지 했다.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이게 과연 직원들 실수나 일탈로 볼 수 있겠느냐. 조직 차원에서 용인되기 때문에 겁도 없이 그런 일을 한 것이다. 습관적 범행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보인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그동안 치러진 선거는 부정선거나 다름없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관위가 발표한 ‘종합관리지침’엔 “입력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위원회는 수정 사유 해당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해 수정을 허용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합수본 수사 결과 선관위는 선거 당일 각 지역 선관위에 “기존 투표자 수 자료에 큰 오류가 없으면 다음 보고 때 투표자 수를 가감해 보고 가능”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수정 절차를 엄격히 제한한 종합관리지침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합수본 조사에서 “투표자 수가 잘못 입력될 때마다 수정하면 숫자가 수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부정 선거’라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어 큰 오류가 아닌 이상 가감해 보고할 수 있다고 지침을 내렸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합수본 소속 한 관계자는 “각 지역 선관위는 선거관리시스템 수정 권한을 가진다. 얼마든지 자체적으로 수치를 바꿀 수 있다. 중앙선관위가 왜 그 메일을 보낸 것인지,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확인하는 단계”라면서 “통계조작이라는 게 맞다면, 과거 선거로까지 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