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한국에선 본명 보다는 ‘석호필’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배우 웬트워스 밀러.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로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밀러가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영화 <스토커>의 시나리오 작가로 또 한 번 한국과 깊은 인연을 쌓았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남성미 넘치는 몸매와 외모로 큰 인기를 끈 밀러는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재원이기도 하다.
사실 <스토커>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애초 테드 폴크로 알려졌다. 8년 동안의 집필 과정을 거쳐 완성한 <스토커> 시나리오가 배우가 쓴 시나리오라는 편견으로 폄하되는 것을 원치 않은 밀러가 테드 폴크라는 필명을 사용한 것.
그렇지만 워낙 뛰어난 시나리오였고 제작사는 곧장 영화화에 돌입했다. 제작자 마이클 코스티건은 시나리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으로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을 선정했고 연락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연출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촬영에 돌입했다.
18세 생일을 앞두고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나타난 존재 조차 몰랐던 수상한 삼촌으로 인해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룬 매혹적인 스릴러인 <스토커>는 다음 달 28일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