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조짐이 서서히 엿보이기 시작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로코’(로맨틱 코미디)로 녹여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는 방송 3회 만에 완전히 날아갔다. 특히 3회에 등장한 최강희의 ‘부끄부끄’는 안방극장을 강타하기에 충분했다.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 3회는 본격적인 국가정보원(국정원) 신입 교육 과정을 그려냈다. 정보기관 요원을 양성하는 과정인 만큼 긴장감 있게 그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주원과 최강희 등 출연진들은 자연스럽게 ‘로코’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 방송 화면 캡쳐 |
최강희의 ‘부끄부끄’ 춤과 노래는 단연 <7급공무원> 3회의 백미였다. 긴장감 넘치는 교육 과정을 최강희의 개인기 하나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코’로 변신시킨 것. 그렇다고 로코적인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쓸 데 없는 장면을 급조한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에서 최강희가 ‘부끄부끄’ 춤과 노래를 선보일 까닭은 그가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노래를 부르면 규정에 따라 보너스 500을 주겠다는 교육관 안내상의 얘기에 단 1초의 최강희는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든다. 그만큼 돈에 절실하다는 것.
막상 손은 들었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최강희는 이내 ‘부끄부끄’ 노래를 시작하고 이내 춤까지 가미했다.
이날 ‘부끄부끄’ 춤과 노래는 이후 극중 부친인 이한위와의 전화 통화에서 월급타면 경운기를 선물하겠다고 말하는 장면, 월급을 안내상과의 도박에서 모두 잃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등으로 연결된다.
또한 이런 설정은 돈에 집착하는 최강희의 모습을 보며 ‘외교관의 딸이 아닌 가난한 집의 딸’임을 눈치 챈 뒤 조금씩 사랑에 빠져드는 주원으로 연결된다.
코믹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안내상이 춤과 노래를 부른 최강희에게 건넨 본투에는 500만 원이 아닌 500원이 들어 있었다. 따지고 보면 분명 ‘안내상은 보너스 500’이라고만 밝혔지 단위는 말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정원 교육 과정에선 로코적인 측면이 강조된다면 엄태웅을 중심으로 한 산업스파이들은 철저하게 첩보물에 맞는 진지함을 그려내 극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다.
방영 시작과 동시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7급공무원>은 30일 방송된 3회 방송분 역시 전국 시청률 15.9%(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