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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MC로 평가받은 유재석. 하지만 프로그램 출연 개수나 연예부 기자들 설문 등 몇몇 분야에서는 신동엽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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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가 요동치고 있다. 10년 이상 굳건할 것으로 보이던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의 양강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양강 체제가 구축되기 전 예능계를 평정했었던 신동엽과 이경규가 다시 정상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KBS <개그콘서트>를 떠난 김병만이 예능 및 MC계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연 격변기를 맞은 2013년 예능계에서 최고의 MC는 누구일까. <일요신문>은 MC의 역량과 인기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 5개와 전문가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2013년을 호령할 최고의 MC는 누구일지 가늠해봤다. 여전히 1위는 유재석이다. 그렇지만 지각변동 가능성이 그 어느해보다 높아 최고 자리를 향한 MC들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현재 예능계에서 최고의 MC는 누구일까. 누구나 쉽게 유재석과 강호동을 언급하겠지만 강호동은 탈세 문제로 잠정 은퇴해 1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만큼 아직까지는 과거의 아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신동엽이 급부상했고, 이경규 역시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피’ 김병만도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평가는 ‘현재 MC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 수’ ‘시청률’ ‘화제도’ ‘CF 출연’ ‘수상내역’ 등 객관적인 수치화가 가능한 항목 다섯 개와 ‘예능 작가’와 ‘연예부 기자’ 각 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문항 2개 등 총 7개 항목으로 정했다. 각 항목을 10점 만점으로 계산해 총점 70점으로 계산했다.(박스기사 참조)
그 결과 1위는 59점을 획득한 유재석이 차지했다. 유재석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시청률, 수상내역, 작가 설문 등에서 모두 10점 만점을 받았으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 수’ 영역에서만 6점(3개 프로그램 출연)으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2위는 54점을 기록한 신동엽이다. 현재 공중파와 케이블을 오가며 최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신동엽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유재석과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신동엽은 기자들이 예측한 ‘2013년 가장 맹활약을 펼칠 MC’ 영역에선 유재석을 꺾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상내역에서 유재석보다 6점을 덜 받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수상내역은 지난 3년 동안의 업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이 항목을 제외하고 총 6개 항목(60점 만점)으로 평가를 할 경우 신동엽이 50점으로 49점에 그친 유재석을 제치고 1위가 된다.
또한 유재석은 공중파 TV를 위주로 활동하는 대신 신동엽은 공중파와 케이블, 종편 채널까지 아우른다는 차이점이 있다. 결국 공중파로 한정해서 보면 최고의 MC는 단연 유재석이지만 케이블과 종편 등을 포함한 영역에선 이미 신동엽이 유재석을 뛰어 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2013년 최고의 MC’는 보는 시점과 영역에 따라 유재석이 될 수도 있고 신동엽이 될 수도 있다.
3위는 예상을 깨고 김병만이 차지했다. 김병만은 현재 SBS <정글의 법칙>과 JTBC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에만 고정 출연하고 있어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 수’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지만 시청률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수보다는 시청률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김병만은 CF 영역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예능 작가와 연예부 기자들의 설문 평가에서도 두 항목 모두 7점을 받으며 선전했다.
이처럼 예능계의 ‘새로운 피’로 급부상한 김병만은 이경규와 강호동을 꺾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설문에 응한 예능 작가와 연예부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몸을 쓰는 등 뭔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측면에선 최고지만 아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선 검증이 필요하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일부 연예부 기자는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처럼 특화된 영역을 잘 활용하면 예능계 최고는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영역에선 굳건한 1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4위에는 이경규가 올랐다. 현재 신동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경규는 시청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제도’에서도 유재석과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CF 출연’ 영역과 ‘예능 작가 설문’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이 직접 만든 ‘꼬꼬면’ CF 계약이 끝난 게 다소 아쉬웠다.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방송가에서 까다롭다고 소문이 나있는 터라 예능 작가들이 ‘가장 섭외하고 싶은 MC’ 부분에서 4점에 그친 것이었다. 이 영역에서 김병만은 7점을 얻었다. 설문에 응한 한 예능작가는 “능력만 보면 이경규 역시 가장 섭외하고 싶은 MC지만 아무래도 제작진이 섭외하기 조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면 3위 김병만과 4위 이경규는 거의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의외는 강호동이 5위에 그친 점이다. 물론 1년여의 공백을 감안하면 강호동에겐 다소 불리한 평가였다. 또한 컴백한 지 얼마 안 돼 출연 중인 프로그램도 많지 않다. 유재석과 연말 연예대상을 양분했던 강호동이지만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은 활동 공백으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이러한 공백기를 인정하더라도 강호동이 컴백 이후 시청률에서 여전히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대목은 분명 이상신호다. MBC <무릎팍 도사>와 SBS <스타킹>처럼 활동 중단 이전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프로그램을 재개했지만 시청률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여기에 컴백 후 야심차게 새로 시작한 KBS <달빛 프린스>는 동시간대 교양 프로그램인 MBC <PD수첩>보다도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이유 탓인지 연예부 기자 대상 설문에서도 강호동은 6점을 받는 데 그쳤다. 다만 예능작가 대상 설문에선 유재석에 이어 9점을 받아 아직 방송가에선 강호동이 유재석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6위는 2012년 MBC 연예대상에 빛나는 박명수가 차지했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그만큼 조기 폐지된 프로그램도 많았고, 시청률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박명수는 너무 MBC에 편중돼 있는 이미지로 인해 예능 작가와 연예부 기자들의 설문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설문에 응한 한 연예부 기자는 “지난해 MBC 상황을 살펴보면 박명수가 MBC 연예대상을 받은 것이 합당해 보이지만 KBS 연예대상 신동엽, SBS 연예대상 유재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평가는 어떻게 이뤄졌나
5개 평가항목+전문가 설문
<일요신문>에선 최고의 MC가 누구인지를 객관적으로 가늠하기 위해 다섯 가지 평가 항목을 마련했다. 우선 첫 번째는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이 몇 개나 되는지 여부다. MC들인 터라 대부분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다.
두 번째 항목은 시청률이다. 제아무리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지라도 시청률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냉정한 방송가에선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반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소 적을지라도 모두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 좋은 MC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다.
세 번째 항목은 화제도다. 예능 MC는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많은 화제를 양산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은 지난 1년 동안 해당 MC들을 다룬 매스컴의 기사 개수로 평가했다.
네 번째 항목은 출연 CF다. 예능 MC는 배우와 가수 등에 비해 CF 시장에선 그리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편의 CF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곧 기업체와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MC에게 신뢰도는 중요한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수상내역이다. 최근 3년 동안 공중파 3사 방송국 연말 연예대상 수상식에서 수상한 내역을 살펴봤는데 최우수상과 대상만을 그 대상으로 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의 설문을 더했다. 전문가 영역은 예능 작가와 연예부 기자 각각 15명을 대상으로 했다. 예능 작가들에게는 ‘가장 섭외하고 싶은 MC’를, 연예부 기자들에겐 ‘2013년 가장 맹활약을 펼칠 MC’를 각각 물었다. 이들에게 각 세 명을 답하게 한 뒤 순위와 무관하게 MC들이 받은 표를 합산해 점수로 환산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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