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카더라봇’에 올라온 스타들 정보.
‘큐브콘서트에서 육성재&권소현이 트러블메이커를 췄다 카더라’
‘인스피릿들이 우현 생일을 서울에서 운행하는 101번, 148번 버스에 광고했다 카더라’
‘지금 B1A4 팬카페에서 진영이 깜짝 채팅을 하고 있다 카더라’
‘한 팬이 윤아에게 비타500을 줬는데 라벨의 모델이 자신이 아닌 티파니인 걸 보고 내꺼 아니야! 라고 했다고’
요즘 트위터리안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트위터봇인 ‘아티스트 카더라봇’(@Artist_Kadura_B)과 ‘걸그룹 일화봇’(@girlstory_bot)에 올라온 글들이다.
‘카더라’라고 해서 모두 루머를 뜻하진 않는다. 대신 ‘소문’을 정보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종류의 자극적인 소문은 아니다. 주로 아이돌 그룹과 걸그룹 멤버들의 사소한 소문을 담고 있는데 그들의 연예계 활동은 물론 소소한 일상까지를 그 범주로 한다. 사실 이런 정보들은 일반 대중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만큼 사소한 것들이지만 해당 스타의 열성팬들에겐 매우 소중한 정보다.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콘서트 현장에서 아이돌 멤버들이 돌발 퍼포먼스를 보인 것, 스타가 팬 카페에서 팬들과 깜짝 채팅을 하는 것, 스타가 팬이 건넨 선물에 어떤 반응을 보인 것 등의 정보가 대표적이다. 대중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내용이지만 팬들 사이에선 매우 중요한 정보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선 정보가 곧 힘이다. 사생팬들이 스타들의 집 앞에서 며칠씩 스타를 기다리고 때론 택시까지 타고 스타를 따라다니는 이유는 사소한 것이라도 그들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최근 트위터봇으로 집중되고 있다. 사생팬과 공방팬 등 해당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알고 싶어 하는 소소한 정보를 일정 시간 간격으로 올려주고 있는 터라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스타를 며칠씩 따라다녀야 알 수 있는 정보를 이젠 트위터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더 이상 사생팬이 될 까닭이 없어지는 셈이다.
한 음악방송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 이젠 스타들을 따라다니지 않고도 트위터봇을 통해 소소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카더라봇’과 ‘일화봇’들은 전국에 있는 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봇들은 한 명의 운영자(봇주)가 전국의 팬들로부터 제보받은 정보를 트위터봇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확히 검증된 정보가 아닌 팬들의 제보이기 때문에 ‘카더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5만 9000여 명의 팔로어가 있는 ‘아티스트 카더라 봇’의 봇주(@Artist_Kadura_B)는 “매일 다르긴 하지만 하루에 최소 10~20개 정도의 제보가 들어 오는데 이 가운데 10~15개를 매일 게재하고 있다”라며 “주로 공식적인 내용은 여러 명의 팔로어들이 동일한 제보를 해주기에 정보에 신빙성이 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경우 제가 직접 인터넷 검색이나 트윗을 통해 알아본다. 때론 제보자의 아이디를 같이 올리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팬카페와 달리 일정한 양식이 없고 트위터리안들이 한 사람에게 정보를 주면 한 사람이 그것을 정리해서 트윗하니까 훨씬 간단하다”며 “트위터가 팬 카페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고 트위터봇에 대해 설명했다.
관건은 ‘카더라봇’과 ‘일화봇’ 등 연예계 트위터봇들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다. 트봇팬이 급증해 자연스럽게 사생팬이 줄어든다면 이는 순작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너무 지나칠 경우 또 다른 문제점을 양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더라봇에 더 좋은 정보를 올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열성 사생팬이 양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목처럼 검증 안 된 ‘카더라’ 정보를 주로 다루는 터라 확인되지 않은 연예인 관련 루머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카더라봇’과 ‘일화봇’들에 대해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들어 몇몇 봇들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스타와 팬이 만나는 공식 통로인 팬클럽이 있는데 그보다 더 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려고 이런 봇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해당 스타들 입장에선 분명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Tip - ‘트위터봇’이란? ‘트위터봇’은 Twitter와 Robot의 합성어로 자동 트위터 계정을 의미한다. 계정 운영자가 관련 정보를 여러 개 한꺼번에 적어 놓고 일정 시간에 몇 개씩 미리 적은 글이 트위터 계정에 올라가도록 설정하는 것이 트위터봇이다. 해당 트위터봇의 팔로어들은 일정 시간마다 올라오는 글을 마치 뉴스 보듯 접하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트위터봇이 새로운 형태의 정보 흐름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연예계에서 이런 트위터봇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특히 각종 ‘카더라봇’과 ‘일화봇’들이 인기다. 연예인의 사소한 정보가 이들 트위터봇을 통해 제공되는데 대부분 아이돌 그룹과 걸그룹 관련 정보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