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뉴스에서 CG나 자막 실수 등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횡령범 사건’에서처럼 실루엣 처리 실수는 방송 사고의 단골이다. 지난해 5월 20일 MBC <뉴스투데이>에서는 인기 연예인의 위장취업 기사를 내보내며 배우 송승헌 씨의 사진을 썼다. 비록 음영처리를 했다지만 시청자 대부분이 단번에 송 씨임을 알아볼 정도라 충분히 오해를 살 만했고 결국 MBC는 공식사과를 했다.
실루엣이 아닌 사진을 잘못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MBC <정오뉴스>는 19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된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에 관해 보도했다. 하지만 방송에 떡하니 등장한 사진 속 주인공은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었다. 이로 인해 MBC는 방송심의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황당한 컴퓨터 그래픽(CG) 실수도 빼놓을 수 없다. 2006년 6월 SBS <8뉴스>에서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푸마(PUMA)가 순식간에 ‘짝퉁’으로 둔갑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퓨마는 선풍적인 인기로 끌며 짝퉁 로고가 판쳤다. 그 중의 하나가 ‘파마(PAMA)’였는데 이를 퓨마로 표현하고 만 것.
새누리당의 로고도 CG 실수로 굴욕을 겪었다. 지난해 2월 MBC <뉴스데스크>는 ‘여야 물갈이 공천 본격 돌입…’이라는 뉴스를 방송하던 도중 검은 점 하나가 찍혀있는 잘못된 새누리당 로고가 전파를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검은 점’은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이 눈 밑에 점을 찍고 새로운 사람인 척 나타난 것처럼 당명을 바꾸고 환골탈태를 선언한 새누리당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잘못 사용한 장면.
앞서 2004년 SBS는 태풍 관련 뉴스 속보를 전하는 자막에 ‘헌법재판소 노무현 대통령 소환’이라고 잘못 보도해 방송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과거 방송예비용으로 작성했던 자막이 실수로 전파를 탄 것이었는데 결국 이 사건으로 관계자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방송가에서는 “1950년대 한자를 사용하던 시절 이승만 대통령을 ‘이승만 견통령’으로 표기해 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에 비하면 세상 좋아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돌았다고 한다.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는 영상이 느닷없이 튀어나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2012년 9월 SBS <8뉴스>는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1년 기념 회동’을 보도하던 도중 스크린 화면이 태풍으로 전환되는 방송 사고가 일어났으며 앞서 8월 MBC <뉴스데크스>는 미국의 그랜드캐년 영상을 화성 샤프산으로 보도하는 황당 실수도 저질렀다.
반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영상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의 최악의 편집 사고도 있었다. 지난 2010년 7월 SBS <8뉴스>는 해수욕장 스케치 영상을 보도하던 도중 여성의 신체 일부를 별도의 여과조치 없이 노출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KNN 영상을 받아쓰는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였다.
같은 달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동해안 해수욕장 피서 인파’라는 기사에서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피서지 풍경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다. 기자의 이름이 들어간 캡션 자막에 남녀의 하반신이 절묘하게 가려져 마치 나체인 것처럼 보였던 것. 신중을 기했다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방송·편집 사고에 대해 한 언론사 관계자는 “대부분 시간에 쫓겨 제작하다보니 발생한 사고들이다”며 “이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바로잡고 사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포복절도’ 전설의 방송사고 BEST5 ‘빵꾸똥꾸’ 전하다 빵 터져 이종구 앵커는 ‘빵꾸똥꾸’ 대사의 방통위 권고조치를 보도하다 웃음보가 터졌다. 반말로 뉴스를 진행한 ‘강심장’도 있다. 2007년 7월 KBS <뉴스12>는 대전 시내버스 파업에 관한 소식을 전하면서 앵커가 기자를 불렀다. 돌아온 기자의 대답은 “왜”라는 한 마디. 이에 굴하지 않고 앵커가 “협상이 결렬된 이유가 뭡니까?”라고 물었지만 기자는 또 다시 “몰라”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알고 보니 방송대기 상태에서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라고 착각했던 것이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대사 ‘빵꾸똥꾸’가 방송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2009년 12월 YTN <뉴스출발>의 이종구 앵커는 ‘빵꾸똥꾸’라는 대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조치를 받았다는 내용을 보도하던 도중 웃음을 터뜨린 것. 이 앵커의 웃음은 뒤이어 뉴스를 진행하던 이여진 기자로까지 전달돼 연이은 방송 사고가 일어났다. 뉴스를 통해 의도치 않게 노출을 감행한 기자도 있다. 2012년 8월 SBS <8뉴스>에서는 태풍 볼라벤의 위력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 나간 기자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그 순간 강한 바람에 기자의 상의가 날렸고 그의 뱃살이 여과 없이 안방에 전달됐다. 파리는 앵커들에겐 공공의 적이다. 1999년 한경와우TV의 <내일의 투자전략>에 출연한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국내 경제 전반에 대해 논하던 도중 안경에 파리가 앉아 웃음을 터뜨렸다. 연이어 강기수 앵커까지 웃음보가 터져 “경제를 논하는데 파리가…”라는 말만 남기고 방송이 중단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후 KBS <뉴스타임>에서도 황당했던 그 순간을 보도했는데 엄경철 앵커가 다음 뉴스를 전하면서도 이 장면을 잊지 못해 웃음을 터뜨리는 사고를 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