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댓글은 미담도 피해가지 않았다. 무려 8억 원의 현금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미담의 주인공이 거듭된 악성댓글과 조작의혹, 그리고 사칭 등으로 인해 미담의 주인공이 스스로 개인 정보를 공개하며 본인이 인증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이번 일의 시작은 지난 10일 한 네티즌이 한 인터넷 유머사이트에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주운 8억 원을 주인에게 돌려줬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또한 이 글과 함께 자신과 아버지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온라인 유머사이트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우선 아들이 “오늘 현금인출기 앞에서 3990만 원씩 예치된 통장 스무 개와 그 비밀번호가 쓰인 종이, 오만 원권 400장과 인감도장 2개 들어있는 파우치를 주웠는데 20분 동안 별 생각이 들 더만. 결국 경찰에 넘겨 주인 찾아줬는데 알고 보니 강남 건설회사 CEO에 어떤 대학 사무총장이라는 데 사례한다고 계좌번호 알려달라고 해 극구 사양하니 그쪽에서 고맙다고 복 받으실 거라고 했다. 가진 건 없어도 돈에 눈멀기 싫어 못난 아들 굴러들어온 복 걷어차 버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아들의 카카오톡 글에 아버지는 “잘했다. 그런 마음으로 인생 살면 행운이 들어온다. 그런 게 좋은 마음이다. 우리 아들 장하다”라고 화답했다.
당연히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칭찬의 댓글을 쏟아냈다. 그렇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악성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심지어 8억 원을 주워서 주인에게 돌려줬다는 내용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으며 자신이 글을 올린 주인공이라 사칭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결국 이 8억 원을 주운 사람은 지난 12일 자신이 최초 글을 올린 유머사이트에 다시 글을 올렸다. 이번엔 자필로 쓴 글과 카카오톡 대화창을 켜 놓은 휴대전화, 자신의 주민등록증과 자신의 페이스북 주소 등을 공개했다. 그는 친필로 남겨 놓은 글을 통해 “아버지는 좋은 일 하고 욕먹어야 하는 자식 걱정에 아직도 잠자리에 드시지 못한다. 이제 인터넷을 배워 시작하는 아버지에게 넷상은 이런 존재구나 하는 걸 인식시켜 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칭찬받고자 올린 글 아니다. 당시 너무 떨리고 경황이 없어 올린 글이다. 제발 부탁드린다. 더는 불효하게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내용이 <디시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왜 미담의 주인공이 이렇게 자기 인증까지 하며 악성 댓글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까지 해야 하는 지를 반성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다시 올린 자기 인증 글까지 거론하며 여전히 의혹을 제가하며 악성 댓글을 남기는 네티즌들도 있어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