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2012 시즌 : 80승2무51패 (1위)
막강한 자금력으로 우수선수를 싹쓸이했던 삼성. 하지만 2005년 심정수, 박진만 이후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체 유망주 육성에 주력했다.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베테랑 불펜투수 정현욱이 LG로 떠나가는 걸 지켜봤을 뿐, 외부 FA엔 눈도 돌리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삼성의 전력을 가리켜 ‘제자리’라고 지적하는 야구전문가가 많다.
# 좋은 뉴스
삼성의 강점은 비전력적인 부분이다. 바로 부상 예방과 재활이다. 삼성은 최고의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시즌 내내 부상 예방에 애쓴다. 부상자가 발생하면 모그룹이 운영하는 삼성스포츠센터(STC)에 입소시켜 재활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 그런 까닭에 삼성 선수들은 부상 때문에 ‘시즌 아웃’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STC는 아시아 최고의 재활센터로 거듭났다. 올 시즌도 삼성은 뚜렷한 부상자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 나쁜 뉴스
감독, 코치, 선수 등 총 7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됐다. 1, 2회 대회만 놓고 본다면 WBC 후유증은 부정적일 경우가 더 많았다.
# 전망
전 해보다 떨어지는 외국인 투수들의 위압감, 에이스 장원삼의 컨디션 난조, 이승엽과 진갑용의 노쇠화 등 불안요소는 많다. 지난 시즌보단 강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전력으로도 다른 팀보단 확실히 강하다.
2위 2012 시즌 : 68승3무62패 (4위)
‘캡틴’ 홍성흔을 데려왔다. 두산은 홍성흔 영입을 통해 중심타선 강화와 팀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내준 건 아쉬움이다. 두산은 부상에서 복귀한 정재훈, 이재우가 김승회의 공백을 메우길 바라고 있다.
# 좋은 뉴스
최고의 좌·우완 외국인 원투펀치가 탄생할 조짐이다. 한국무대에서 2년 동안 26승을 거둔 특급 우완 더스틴 니퍼트와 지난해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게릿 올슨이다. 올슨은 롯데에서도 눈여겨봤던 투수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최고의 좌완’으로 불렸던 선수다.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민병헌, 박건우, 박세혁, 허경민 등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도 두산엔 호재다.
# 나쁜 뉴스
홍성흔은 2009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하향세를 타고 있다. 잠실구장이 홈인지라, 그의 장타는 더 줄어들 것이다. 김동주가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낼지도 의문이다. 시범경기에서 두산은 팀 홈런 1개만을 기록했다. 마운드는 몰라도 타선엔 변수가 많다.
# 전망
삼성을 견제할 강력한 우승 후보다. 변수가 많은 타선을 제외하면 올 시즌이야말로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이다. 김진욱 감독과 선수들이 불협화음 없이 한 시즌을 치른다면 포스트 시즌을 물론이려니와 더 큰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
3위 2012 시즌 : 62승6무65패 (5위)
애초 KIA는 LG 외야수 이진영 또는 정성훈을 영입하려 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LG 잔류를 선언하자 1루수, 외야수가 동시에 가능한 김주찬을 영입했다. 그의 영입을 위해 쏟아 부은 돈만도 60억 원 가까이다. 사이드암 불펜투수 홍성민을 보상선수 차원에서 롯데로 보낸 게 뼈아프다. KIA 불펜엔 홍성민을 능가할 사이드암이 없다.
# 좋은 뉴스
중심타자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부상에서 벗어났다. 김주찬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의 맹타를 휘둘렀고, 포수 차일목은 홈런 2개를 치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마무리로 전향한 앤소니 르루는 4세이브 평균자책 0을 기록했으며 서재응, 소사는 두 번의 선발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 나쁜 뉴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부상’에서 벗어났지만, 시범경기에선 약속이라도 한듯 ‘부진’했다. 윤석민, 김진우의 몸 상태도 썩 좋지 않다는 전언이다. 김주찬은 2004년 이후 한 번도 120경기 이상에 출전한 적이 없다. 올 시즌에도 부상이 KIA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 전망
지난해까지 선발로 뛰던 외국인 투수 앤소니가 마무리로 전향했다. KIA는 2009년 이후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다. 앤소니가 한 시즌 30세이브 이상만 거둔다면 KIA의 포스트 시즌 진출은 떼놓은 당상이다. 반대로 ‘한기주의 재림’으로 끝난다면 KIA는 올해도 TV로 가을야구를 지켜봐야할 것이다.
4위 2012 시즌 : 61승3무69패 (6위)
작년 이택근처럼 깜짝 보강은 없었다. 그렇다고 몇 년 전처럼 깜짝 현금 트레이드를 감행한 것도 아니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넥센은 다른 구단보다 빈약한 살림살이에도 먼저 후한 연봉을 제시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일까.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은 매우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 속에서 예년보다 훨씬 많은 땀을 흘렸다.
# 좋은 뉴스
시범경기만 놓고 본다면 넥센의 선발진은 9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다. 브랜든 나이트, 앤디 벤 헤켄 두 외국인 투수는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 0의 행진을 벌였고, 좌완 강윤구는 9이닝 동안 볼넷을 2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언더핸드 김병현도 과거 메이저리그 시절의 구위를 선보였다. 여기다 만년 기대주 장효훈이 시속 150km 강속구를 뿌리며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여전히 강하다.
# 나쁜 뉴스
포수 자원은 많으나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최경철, 허도완, 지재옥, 박동원은 훌륭한 백업포수들이지, 확실한 주전감은 아니다. 그런 까닭인지 상대 팀들은 넥센을 상대로 기동력 야구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넥센 포수들이 2루로 뛰는 주자를 놓치면 놓칠수록 투수들과 야수들의 맥이 빠질 것이다.
# 전망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넥센의 투수진은 상위권이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수비 역시 탄탄해졌다. 게다가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은 ‘초보같지 않은 노련함’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창단 이래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이 기대된다.
5위 2012 시즌 : 71승3무59패 (2위)
몇 년째 삼성과 같은 겨울을 보냈다. 그러나 삼성처럼 자체 유망주 육성에선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번 겨울에도 중심타자 이호준이 NC로 가는 걸 지켜봐야 했다. 문제는 이호준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 좋은 뉴스
수준급 외국인 투수 2명을 얻었다.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이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1점대의 평균자책을 자랑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예비 FA가 많다는 것도 호재다. 정근우, 송은범은 올 시즌 FA로이드(FA를 앞둔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되는 현상을 의미)를 맞고 대박을 터트리겠다는 자세다.
# 나쁜 뉴스
전쟁도 하기 전, 부상병들이 보인다. 불펜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좌완 박희수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될 위기다. 최정, 정근우의 컨디션도 좋지 못하다. SK 코칭스태프는 “최소 5명의 주전급 선수가 심각한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며 “올해야말로 가장 가혹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망
SK는 불펜의 팀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의 입대, 박희수의 부상으로 ‘철벽 불펜’에 금이 갔다. 그렇다면 베테랑 포수 박경완의 기용이 절실하다. 과연 이만수 감독과 박경완은 서로의 손을 맞잡을 수 있을까.
6위 2012 시즌 : 65승6무62패 (3위)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냉탕은 1번 타자 김주찬과 4번 타자 홍성흔을 KIA, 두산으로 떠나보내며 타선이 약해졌다. 반대로 보상선수로 불펜투수 홍성민과 전천후 투수 김승회를 받으며 마운드가 강해진 건 온탕이었다.
# 좋은 뉴스
홍성민, 김승회의 가세로 롯데는 풍부한 선발진과 불펜진을 갖추게 됐다. ‘제2의 박병호’를 꿈꾸는 좌타 거포 김대우도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루수 경쟁자 박종윤은 이에 자극받아 연일 안타 행진을 벌였다. 돌아온 유격수 박기혁은 매 경기 안타를 쳤다.
# 나쁜 뉴스
에이스 쉐인 유먼의 구위가 지난해 같지 않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의 나이는 37세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5년간 넥센 사령탑을 맡으며 한 번도 포스트 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 전망
롯데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연봉 미계약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타결했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롯데 모 코치는 “과거 자이언츠의 암흑기 때 선수들 표정이 딱 저랬다”며 “올 시즌이 롯데 암흑기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7위 2012 시즌 : 57승4무72패 (7위)
가장 알찬 겨울을 보냈다. 팀 내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주저앉혔고, 삼성에서 FA로 풀린 정현욱을 잡았으며, 길고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전 메이저리그 투수 류제국을 영입했다. 여기다 삼성과의 사상 첫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현재윤, 내야수 손주인, 투수 김효남을 데려왔다. ‘특급 불펜’ 정찬헌도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 좋은 뉴스
마무리 봉중근이 부상에서 탈출했다. 2군에서 실전경험을 쌓는 중인 류제국에 대해서도 호평 일색이다. ‘중고 신인’ 정주현은 시범경기에서 LG 타자 가운데 가장 뜨거운 타격을 과시했고, 신인 내야수 강승호는 ‘류지현의 부활’이란 찬사를 듣고 있다.
# 나쁜 뉴스
레다메스 리즈, 벤자민 주키치 이후 3, 4, 5선발이 불안하다. 불펜도 정현욱이 가세했지만, 유원상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베테랑 야수들의 노쇠화도 뚜렷하다.
# 전망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LG는 여전히 마운드가 불안하다. 포스트 시즌 진출도 중요하지만, 올 시즌 LG가 정말 총력을 다해야 할 부분은 세대교체다. 다소 인위적이라도 젊은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쌓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래도 될 만큼 훌륭한 유망주들이 많다.
8위 2012 시즌 : 60승5무35패 (2군·1위)
기존 8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을 특별지명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FA 이호준, 이현곤을 영입하며 젊은 선수 일색의 야수진에 경험을 보탰다.
# 좋은 뉴스
1군 데뷔 시즌임에도 전력이 탄탄하다. 시범경기에서 중위권을 달렸다. 특히나 외국인 투수 3명의 활약이 돋보였다. 불펜 역시 강해 경기 후반 좀체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데뷔 첫해 꼴찌에서 벗어나 7위를 했던 신생구단 쌍방울은 투수진이 좋았다.
# 나쁜 뉴스
중심타자 나성범의 부상이 옥의 티다. 나성범은 오른손바닥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5월은 되야 1군 합류가 가능하다. 그때까지 NC 중심타선은 절반의 전력으로만 가동돼야한다.
# 전망
한화보다 전력이 좋다는 평이 많다. 운이 따른다면 7위도 가능하다는 평이다. 물론 선수 대부분은 아직 2군에서 뛰어야 할 실력이다. 외국인 선발 3인이 30승 이상 합작하느냐에 따라 데뷔 시즌 운명이 바뀔 것이다.
9위 2012 시즌 : 53승3무77패 (8위)
류현진의 LA 다저스행으로 엄청난 포스팅금액을 챙긴 한화. 한화는 “이 돈을 외부 FA에 잡는데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한화가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외부 자원은 장성호를 주고 롯데에서 받은 좌완 신인투수 송창현뿐이었다.
# 좋은 뉴스
2009년 이후 한화는 만년 꼴찌팀이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게 이 팀에겐 가장 좋은 뉴스(?)일지 모른다.
# 나쁜 뉴스
류현진의 대안이 없다.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토종 투수들의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다. 베테랑 불펜투수 박정진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 등판이 어려워 보인다. 류현진이 빠진 한화 전력은 지난해보다 더 나빠졌다.
# 전망
한화는 명장 김응용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선수 보강은 없었다. 되레 류현진이라는 걸출한 에이스의 출혈만 있었다. 어쩌면 올 시즌 한화는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장 잘 보여준 팀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