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언론의 단독 보도마다 공식입장을 내온 박시후 측은 당연히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시점에도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역시 박시후 측은 경찰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제는 상황마다 거듭되는 ‘박시후 공식입장’이 하나의 연재물처럼 여겨질 정도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일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와 그의 후배 배우 김 아무개 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시후에게 준강간·강간치상 혐의를 김 씨는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박시후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푸르메는 공식입장을 통해 “경찰의 기소의견 검찰 송치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습니다. 저희 변호인은 추후 검찰에서라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런 글귀는 공식입장의 가장 마지막에 기재돼 있다. 이번에도 박시후 측은 공식입장의 대부분을 경찰 비난에 할애했다. 공식입장의 제목부터 ‘사건 진행과정 상의 문제점’이며 첫 번째 항목은 ‘서부경찰서의 피의사실 유출행위 시간대별 경과’였다. 이 항목에서 박시후 측은 날짜 별로 모두 아홉 개의 피의사실 유출행위를 지적했다.
두 번째 항목은 ‘A양의 피해 신고행위에 대한 경찰의 판단’이다. 여기서 박시후 측은 피해자 A 양의 피해 신고행위 자체에 대한 경찰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거듭 경찰의 수사 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해온 박시후 측이 이번에는 수사 돌입 이전인 A양의 신고행위 자체에 대한 경찰의 판단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그리고 비로소 세 번째 항목에서 ‘기소의견 검찰송치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 경찰 수사는 마무리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 따라서 박시후 측의 다음 공식입장은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이 될 전망이다. 관건은 박시후 측이 검찰까지 맹비난하고 나설지 여부다. 물론 검찰 수사가 박시후 측에 유리하게 진행돼 결국 기소가 되지 않고 무혐의로 사건이 마무리되면 박시후 측의 검찰 비난은 이뤄질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검찰 수사 결과 역시 ‘기소’로 결정돼 재판에 가게 된다면 박시후 측의 비난은 경찰에 이어 검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수사기관과 거듭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박시후 측이 억울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는 반증일 수도 하다. 그렇지만 박시후처럼 유명 연예인의 경우 유무죄 여부보다 이미지 보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듭된 수사기관 맹비난은 좋지 않은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소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