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남경필 의원, 이주영 의원, 김기현 의원.
최근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의 정책 개발 모임인 ‘초정회’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을 국회로 초청해 강연을 듣는 자리에 최경환 의원이 나타나 마이크를 잡았다. 최 의원이 초선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마이크를 들어 의정 활동에 대한 예정에도 없는 강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주영 의원이 부랴부랴 달려와 인사하는 해프닝이 일었다. 둘은 원내대표 경쟁자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잘못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초정회가 최 의원을 초청했다는 부분인데, 사실은 초정회 소속 한 의원이 최 의원에게 ‘이런 자리가 있으니 와서 인사하면 어떻겠느냐’고 살짝 귀띔했다는 것. 19대 국회 들어서부터 최 의원이 초선 의원을 규합해 ‘최경환 키즈’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은 알 만한 이들은 대부분 아는 사안이다. 그런데 언론에는 초정회가 최 의원을 초청했고, 이런 과정에 일부 ‘박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 청와대가 낙점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원내대표에 대한 ‘박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하루 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한구 원내대표 후보자의 러닝메이트였던 진영 정책위의장 후보 지역구인 용산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배식봉사를 하면서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에는 좌고우면하는 박 당시 위원장으로선 예상 밖의 공식 행보여서 구설에 올랐고, 결국 이한구-진영 조가 당선됐다.
지난 3월 22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비례대표 초선의원들의 워크숍에 20여 명의 의원들이 모였는데 최 의원과 남경필 의원이 고급 양주와 와인을 보낸 것이 회자하면서 “참 애쓴다”라는 말이 들렸다.
현재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남경필 이주영 최경환 김기현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남 의원은 5선으로 중진이지만 젊다는 이유로 소장파의 리더격으로 대우받고 있고, 이 의원은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급부상한 케이스다. 김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무난히 업무를 수행하면서 원내대표로 수직상승하려는 욕심을 내고 있다.
11일에는 남 의원이 주최한 ‘사회적 시장경제 연구모임(가칭)’에 이주영 최경환 김기현 의원이 모두 참석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다는 후문이다. 남 의원 주최 자리에 ‘객’이 더 부각됐다는 이유다. 이날 모임에는 새누리당 의원 52명이 모였는데 남 의원은 좌장으로서, 이 의원은 정회원으로서 참석했다. 최·김 의원은 회원이 아니다. 9일 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이 토론회에서도 항상 출석하던 남 의원과 이날 처음 등장한 최 의원 사이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