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성교육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강심장>에 출연한 수지와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진영이 JYP 성교육에 대한 일화를 얘기하는 모습.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을 구성하는 멤버 대부분은 10대다. 청소년기에 치열한 연예계로 들어오는 이들은 경쟁이 심한 사회와 맞붙어 생활해야 하는 데다 부침이 심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도 많다. 이 때문에 연예 기획사들은 아이돌 그룹이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반드시 포함되는 게 바로 성교육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특히 아이돌 그룹의 성교육이 철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다양한 교육 혜택을 제공하며 ‘보험’을 드는 셈이다.
JYP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에게 성교육을 따로 진행하는 기획사들은 점차 늘고 있다. 여전히 정착하는 단계이지만 이런 교육 과정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3~4년 전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분위기는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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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은 일단 데뷔하고 나면 눈 코 뜰 새 없는 숨가뿐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런 특성상 인성 교육을 포함한 성에 대한 다양한 조언과 교육은 주로 연습생 시절에 이뤄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의 대표는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과 달리 아이돌 스타들은 이성을 자유롭게 만나는 기회도 많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의 기준과 가치관 수립이 필요하다. 이런 공감대가 차츰 형성되면서 요즘에는 성교육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교육을 하는 기획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수는 1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룹 데뷔를 준비 중인 아이돌 연습생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 기획사 당 연습생으로 이름을 올린 10대 청소년들은 많게는 20~3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함께 머물며 공동생활을 하는 기획사는 제2의 학교나 다름없다. 때문에 연예계 데뷔에 필요한 춤과 노래 연습뿐 아니라 ‘연예계 생활’을 대비하는 성교육을 포함한 인성 교육의 기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물론 이런 교육보다는 ‘규칙’을 만들어 아이돌 가수들을 관리하는 기획사도 많다. 스타들이 자주 방송을 통해 말하는 ‘연애 금지령’이 가장 흔한 경우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재경은 얼마 전 SBS <스타애정촌>에 출연해 소속사로부터 연애를 금지당한 일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원래는 연애를 못하게 돼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짝을 찾는다면 연애를 해도 좋다는 회사의 허락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계약서에 포함된 강제 조항은 아니다. 소속사도 이를 강요하기보다는 제안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연애 금지를 원하는 기획사의 요구를 갓 데뷔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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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기획사들은 대개 10대인 아이돌 가수들의 관리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동시에 한편으론 ‘살얼음판’을 걷기도 한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관리’를 위해 성교육과 연애금지 조항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사건 사고가 터질지는 좀처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성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어린 가수들이 처음 방송에 출연하고 연예계의 생활을 접하면 긴장감을 놓쳐 붕 뜬 기분에 휩싸이기 쉽다”며 “그런 상황에서 만약 연애를 해 스캔들이 알려지면 그룹 활동에 지장을 주는 건 물론이고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러 위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연애를 금지한다. 성교육도 하고 싶지만 사실 교육 과정을 만들만한 여력도, 시간도 없는 기획사도 많다”고 밝혔다.
10대 연예인들은 간혹 뜻밖의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그런 상황에 쉽게 노출된다. 지난해 일어난 연예기획사 대표의 소속사 연습생 성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과 가수들이 여럿 소속된 기획사의 A 대표는 몇 년 동안 소속 연예인과 연습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 대표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소속사 대표’라는 위치를 이용해 힘없는 연예인 지망생들을 짓밟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