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행사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으로 부르냐 합창으로 부르냐를 두고 5・18 관련 단체와 정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결국 국가보훈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 포함하라는 광주지역 단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합창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5・18관련 단체는 제창하지 않으면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제창과 합창은 어떤 차이가 있길래 양측이 이토록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것일까. 간단하게 제창은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르는 형식이고, 합창은 합창단이 공연하는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정부 행사인 5・18기념식에서 공식 제창됐다. 2004년 5.18 기념식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악보를 보지 않고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들과 합창한 모습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에서 빠지고 식전 행사 때 합창단이 합창 형태로 공연했다. 이렇게 되면 카메라는 합창단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 행사에 참석한 정계 인사들의 모습과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미묘한 입장차이는 확인하기 다소 어려워지는 것.
보훈처는 올해 5・18 기념식이 끝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념곡을 제작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70여 명은 16일 5・18 묘지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정부 방침에 항의의 뜻을 표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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