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령 씨가 매입한 삼성동아펠바움은 20층 건물로 총 17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곳. 이 빌라는 지난해 상반기 지어진 공동주택 중 가장 비싼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29일 국토해양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신·증축된 공동주택 중 최고가인 곳이 삼성동아펠바움 268.27㎡형(전유면적)으로 당시 공시가격은 36억 원이었고 지난해 8월 44억 원에 거래됐다. 임 씨가 매입한 1×××호는 241.83㎡형(공급면적 117평형)으로 공시가격은 31억 2000만 원이다. 등기부상 임 씨는 이 집을 42억 원에 사들였다. 우선 지난 1998년 이재용 전무와의 결혼 이후 살림만 해온 임 씨의 빌라 매입대금 출처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11일 서울가정법원에 이 전무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낸 임 씨는 일주일 만인 2월 18일 이 전무와 이혼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했다. 임 씨는 이재용 전무와의 협의이혼을 통해 적지 않은 금액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임 씨가 이 전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낸 것은 등기부에 명기된 빌라 매입일인 1월 2일보다 한 달도 더 지난 이후의 일이다. 시기상 이혼을 통해 얻은 돈으로 빌라 매입자금을 충당할 수는 없다.
▲ 대상가 장녀 임세령 씨가 이혼소송 한 달여 전 본인 명의로 42억 원에 매입한 삼성동 최 고급 빌라 아펠바움 전경.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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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임 씨의 수입원은 대상홀딩스 지분 보유를 통한 주식배당금이 유일하다. 대상홀딩스는 지난 2월 24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150원, 우선주 1주당 160원씩의 현금배당 결정을 알렸다. 이에 따른 임 씨의 수령액은 약 11억 원. 임 씨가 지난 1998년 6월 이재용 전무와의 결혼 이후로 가족 뒷바라지에만 전념해온 터라 개인적으로 큰돈 쓸 일이 별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지난 수년간의 배당액을 모아 매입대금에 활용했을 수 있다. 여기에 이혼을 앞두고 있던 딸을 위한 친정의 금전적 지원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임 씨가 갑자기 고가의 빌라를 산 배경에도 시선이 쏠린다. 지난 1월 2일 삼성동아펠바움 매입 당시 임 씨의 주소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7××-×’인 것으로 등기부에 나와 있다. 이는 이건희 전 회장 이태원동 저택 인근에 있는 이재용 전무 소유 집 주소지다. 등기부상에선 아직 임 씨 주소지가 이재용 전무 한남동 집으로 돼 있지만 협의이혼이 이뤄진 상태에서 임 씨가 더 이상 이 전무 집에 머물 이유는 없다. 지난해 이재용-임세령 부부 불화설이 끊임없이 떠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 씨가 지난 연말부터 이혼 결심을 굳히면서 새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임 씨가 이혼 직후 친정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임 씨 아버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자택은 한남동 7××-××에 위치해 이건희 전 회장 자택이나 이재용 전무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임 씨가 매입한 빌라는 시아버지였던 이건희 전 회장이 최근 사들인 아파트와 직선으로 400여m 거리에 있어 눈길을 끈다. <일요신문>은 지난 878호 ‘이건희 전 회장 부동산 매입 미스터리’ 제하의 단독보도를 통해 이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11일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와 삼성동 아이파크 한 채씩을 매입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