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은 태풍 ''매미''가 불던 12일 밤 연극을 관람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곤욕 을 치렀다. 사진은 20일 태풍 피해를 입은 정선 을 방문해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노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 | ||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을 주요 출입처로 하고 있는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 가운데 70% 정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에 대해서는 상당수(60%) 기자들이 전투병 대신 비전투병 파병 등으로 대체해야 하거나 더 이상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자들은 여야를 막론한 차기 지도자 감으로 손학규 경기도지사(20%)와 정동영(15%), 김근태 의원(13%) 등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자들은 추미애 의원(5%)이나 강금실 법무부 장관(3%)과 박근혜 의원(3%)을 차기 지도자감으로 보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일요신문>이 지난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청와대와 국회 출입기자 6백50여 명 가운데 1백 명을 대상으로 벌인 ‘정치 이슈 9가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정치부 기자들을 성별로는 남자 기자가 92%, 여자 기자가 8%였으며, 출입처별로는 청와대 출입기자가 전체 응답자 가운데 51%, 한나라당과 민주당 출입기자가 각각 16%였으며, 국회에 등록해 여야를 동시에 출입하는 기자가 14%, 자민련 출입기자 2%, 총리실 출입기자 1%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라고 응답한 기자 중 약 25%는 국회를 함께 출입한다고 응답했다. 응답 기자들의 출신 지역은 서울이 32%로 가장 많았고,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출신이 27%, 충청권 16%, 강원 9%, 호남 8%, 경기 7%, 제주 1% 순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취임 7개월째를 맞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상당수 정치부 기자들은 부정적인 평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7개월을 맞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국정전반에 걸쳐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 잘못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설문에 응답한 정치부 기자 가운데 70%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4%에 그쳤다. ‘모름, 무응답자’는 6%.
이 같은 결과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노무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와도 대동소이한 것으로, 노 대통령을 일반 국민보다 더욱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정치부 기자들이 느끼는 ‘실망감’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민주당 신주류 의원 37명은 지난 20일 민주당을 탈당, 국민참여통합신당(통합신당)을 국회에 교섭단체로 등록했다. 정치부 기자들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던 시점에는 ‘국민참여통합신당’이란 명칭이 확정되지 않았던 탓에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신당 창당’으로 질문했다.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부 기자들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응답(47%)을 가장 많이 내놨다. 그러나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창당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응답(30%)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 당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6%에 그쳤고, ‘모름, 무응답’층도 17%에 달했다.
[통합신당 성공 여부]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 창당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민참여통합신당’의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양분되는 수준에서 신당이 만들어질 것’이란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민주
당 잔류 의원이 더 많을 것’이란 응답자가 21%로 나타난 반면 ‘여야 의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성공할 것’이란 응답은 17%에 그쳤다. ‘모름, 무응답’은 14%. 국민참여통합신당 창당 초기, 정치부 기자들은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지 않게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통합신당 대표는 누가]
<일요신문>이 정치부 기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동안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탈당파’들은 탈당에 앞서 19일 의원총회를 갖고 원내대표로 김근태 의원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신당 창당 이후, 당 대표로는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일부 응답 기자들은 ‘이미 김근태 대표가 확정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설문 항목은 창당 이후 당을 대표할 실질적인 대표를 묻는 질문이었다. 때문에 설문조사 요원들은 ‘창당 이후 선출될 신당 대표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재차 질문, 응답을 받았다.
이 같은 설문 결과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근태 의원이 46%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고,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이 12%, 정동영 의원 10%, 정대철 의원 8%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강금실 장관 등 외부인사를 꼽은 응답자가 5%, 노무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4%였다. 김홍신, 이부영, 추미애 의원도 각각 1%로 나타났다. ‘모름, 무응답’은 12%.
[비탈당 민주당 대표는 누구]
‘신주류가 신당 창당을 위해 탈당한 이후 민주당 대표는 누가 맡는 게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응답한 정치부 기자 가운데 34%가 조순형 의원을 꼽았고, 박상천(23%), 한화갑 의원(17%)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추미애(4%) 김상현(3%) 정대철 의원(2%) 순으로 나타났다. ‘모름, 무응답’은 17%.
[17대 총선 원내 1당은]
민주당이 분당된 이후 4당 체제(민주노동당 포함 5당 체제)로 치러질 17대 총선의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정치부 기자들은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무려 88%가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이 탈당해 결성한 ‘통합신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신주류가 탈당한 잔류 민주당이나 자민련, 민주노동당, 혹은 무소속이 원내 1당을 차지하리라고 응답한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름, 무응답’은 4%.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한나라당 내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60대 용퇴론’과 ‘5·6공 인사 퇴진론’이 향후 한나라당 공천과 총선 과정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물음에 응답 기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자가 71%를 차지했고, ‘대폭 물갈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9%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정치부 기자들이 한나라당의 자체 변화 움직임에 그리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라크 파병은 어떻게]
‘미국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 요청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 기자 가운데 43%가 ‘전투병 대신 비전투병 파병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답했고, ‘어떤 이유로든 더 이상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도 17%로 나타났다. 반면 ‘현실적인 국익을 고려해 파병해야 한다’는 응답은 31%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전투병 파병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름, 무응답’은 9%.
[차기 지도자감은 누구]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지도자감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정치부 기자들은 손학규 경기도지사(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정동영 의원(15%)과 김근태 의원(13%)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추미애 의원(5%)에 이어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박근혜 의원이 각각 3%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2%, 강재섭 의원과 한화갑 의원, 김원웅 개혁당 대표와 천정배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각각 1%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응답 기자 가운데 34%는 ‘모름, 무응답’으로 답해 아직 뚜렷한 차기 지도자감을 찾지 못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