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려도 고소득층의 생존율이 저소득층에 비해 뚜렷하게 더 높고, 이런 양상이 대물림 되는 등 계층 간 건강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우리나라 건강형평성 현황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암 환자 4만 3000여 명의 소득 계층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소득 5분위(상위 20%) 남성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7.84%로 소득1분위(하위 20%)의 24.04%보다 13.80%나 높았다.
조사는 지난해 윤태호 부산대 교수 등이 국가암등록 자료 및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특히 소득에 대한 불평등은 치료 과정에서 뚜렷하다. 남녀 구분 없이 고소득 암환자일수록 4대 메이저 상급 종합병원 이용률이 높은 반면, 저소득층은 종합병원과 병의원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런 계층 간 건강 불평등 양상은 세대를 이어 대물림 되고 있어 적잖은 충격을 준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 결과, 2010년 기준 '현재 건강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남학생의 비율은 아버지 학력이 중졸 이하인 집단에서 대졸 이상 집단보다 2.9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여학생에서도 2.95%포인트 정도 격차가 보였다.
김동진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영국 등 유럽은 물론 건강의 개인 책임을 강조하는 미국에 비해서도 우리나라는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건강불평등에 대한 측정 지표를 마련해 정확히 문제를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