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휘센(왼쪽)과 삼성 하우젠. | ||
겨울철이면 온풍기나 난로 등의 가전제품을 떠올리게 마련. 가전업체들 역시 기존에는 이런 관념에 맞춰 겨울철이면 으레 난방 관련 제품에 주력해 마케팅을 펼쳐왔다. 1997년 LG전자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최초로 한겨울에 에어컨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LG전자의 전략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경쟁업체들 역시 겨울철 예약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껏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놓쳐본 적 없는 LG전자는 올 겨울에도 가장 먼저 에어컨 판매 경쟁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5일 2010년형 휘센 신제품을 공개한 LG전자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200만~400만 원대 90여 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또 ‘휘센 브랜드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3월 31일까지 ‘휘센 에어컨 예약 대축제’를 실시한다. LG전자는 이 기간 동안 스탠드형 1대와 액자형 1대로 구성된 ‘투인원’(2in1) 제품을 스탠드형 1대 값에 제공하고 아이팟터치, 차량용 블랙박스, 냄비 3종 세트, 직화오븐기 등 다양한 사은품을 통해 판매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디자인’. 2010년형 휘센에는 영국 그래픽 디자인계의 혁명가로 인정받는 네빌 브로디와 세계 디자인계의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2010년형 휘센에는 휴먼케어 인버터 기능 등 새로운 기술도 적용됐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냉방능력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짧은 시간 내에 냉방이 가능하도록 일반형 에어컨 대비 냉방속도를 두 배로 늘려 전기료를 최대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휴먼케어 로봇’ 기능, 2m 거리 내로 바람을 집중적으로 보내 짧은 시간 내에 인체에 시원함을 제공하는 ‘스피드 쿨샤워’ 기능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전자의 이런 발표에 대해 “기존 모델과 비슷한 기능에 새로운 용어들만 붙여놓고 가격만 50만 원가량 높였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휴먼케어 인버터 기술을 플래티넘 럭셔리급 모델(출하가 400만~500만 원대)에만 적용했지만 올해부터는 디럭스아트급(출하가 250만~270만 원대)에도 확대 적용해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휴먼케어 컨디셔너’라는 테마로 배우 한예슬의 세련된 이미지와 송승헌의 건강한 이미지를 통해 광고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1위 휘센의 아성을 공략 중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어컨 시장에서 2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수치다. 같은 기간 LG전자가 5조 원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 사업부문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지만 유독 에어컨 시장에서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면 2등(시장점유율 45%)이다.
올해 에어컨 시장 출발선도 어찌 하다보니 LG전자에 한 걸음 뒤진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겨울철 특별 행사를 시작한 날보다 일주일 늦은 지난 12일 서초동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2010년형 삼성 하우젠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겨울철 에어컨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예전처럼 이번에도 디자인보다는 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올 겨울철 들어 최대 관심사였던 ‘신종플루’를 겨냥해 무더위는 물론 바이러스, 냄새,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완벽한 에어 솔루션(Air Solution)을 지향하는 혁신적 에어컨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것이다.
삼성 ‘하우젠 에어컨 제로(ZERO)’는 혁신적 유해물질 제거 기술인 워터클린 기술을 채용해 에어컨 가동시 발생하는 불쾌한 곰팡이 냄새를 없앴다.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워터클린은 물만 넣으면 살균수로 변환시켜 열교환기를 세척하는 방식이다. 세균 번식의 온상인 에어컨 내부의 열교환기가 워터클린 장치에서 전환된 살균수로 자동 청소돼 각종 곰팡이와 세균의 번식을 막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공간과 인체를 감지해 냉방능력을 조절하는 ‘U맞춤센서’ 기능을 적용했다. 이는 공간 내 사람 수와 위치를 정밀하게 찾아내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전환, 편리하게 냉방 환경을 자동 제어하는 기능이다.
디자인 면에서 LG전자가 ‘세련됨’을 강조한다면 삼성전자는 ‘심플함’을 내세운다. 외관에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절제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적용시켰다. 눈, 얼음, 바람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투명감 있는 3D 입체 패턴을 채용, 장식적인 요소를 줄이면서 미니멀 디자인의 완벽함을 추구했다.
이에 맞춰 올해에도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내세운 광고를 기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을 광고 모델로 채택한 이유로 눈, 얼음, 바람의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지난해 겨울 예약판매 시즌에 이들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판매율이 5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본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사계절 에어컨 제품 출시를 맞아 3월 31일까지 ‘하우젠 제로 제로 페스티벌’ 행사를 실시 중이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이 기간 동안 스탠드형 1대와 액자형 1대로 구성된 ‘홈멀티’ 제품을 스탠드형 1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또 이 기간 에어컨 구입고객에게는 이전 설치비와 사전점검서비스 무료 혜택과 함께 다양한 사은품을 준비해놓고 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