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사고 손해배상 어떻게?

미국서 소송 때 보상액 더 커

[일요신문]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사고가 난 지 1주일여 지나고 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탑승자에 대한 손해배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고는 여러모로 지난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와 비교된다. 괌 사고 시 사망자 4명의 가족이 미 연방정부 및 대한항공을 상대로 괌에서 제기한 소송을 대리했고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도 있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파트너변호사에게 손해배상에 관해 물었다.

―손해배상은 어떻게 받나.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이 피해자(승무원 포함 탑승자 전원, 사망자의 경우 가족)들과 합의하려 할 텐데 배상금에 만족하지 못해 합의하지 않는 이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하나.

“항공사(조종사 과실), 미국 연방정부(관제사 등 공항 과실), 항공기 제작사(기체결함) 등이다.”

―어디서 소송을 할 수 있나.

“한국과 미국에서 소송이 가능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소송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가 적고 부상, 특히 경상자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위자료는 최대 8000만 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 및 스트레스(Pain & Suffering)에 대한 배상금액이 크다. 게다가 사고가 난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주보다 더 폭넓게 인정한다. 특히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지난 1989년 미국 아이오와주 수시티에서 유나이티드항공사 추락사고 때 승무원의 소송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PTSD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고 직후부터 정신과 및 통증 치료 기록을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

―이번 탑승자 중에 미국에서 소송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미 연방정부와 항공기 제작사에 대한 소송은 당연히 미국에서 할 수 있다. 이는 승객과 승무원 모두 가능하다. 다만 항공사에 대한 부분은 이번 사고에 적용되는 몬트리올협정상 ‘도착지’ 조항으로 인해 한국에서 왕복티켓을 끊은 사람은 한국이 재판 관할로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도착지 해석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고 최근 소비자보호를 우선하는 추세라 이번 소송에서 하나의 이슈가 될 것이다.”

―적절한 소송 제기 시점은.

“사고 후 2년 안에 소송 제기해야 한다. NTSB의 조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9개월 정도 지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공사에 대한 미국 소송이 관할권 없음으로 기각될 경우에 대비해 2년이 지나기 전 한국 법원에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성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