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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부의 유휴 국유지 직권 개발 첫 대상지로 꼽히고 있는 여의도 테니스장 부지. 임영무 기자 namoo@ilyo.co.kr | ||
현재 국유재산(대부분 국유지) 관리는 각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맡기고 있지만 실제 관리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지난 2008년 국유재산 수입으로 잡힌 징수결정액은 7183억 원. 하지만 실제 수납금액은 84.0%인 6037억 원에 그쳤다.
또 국유지 무단 점유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7년 국유지 무단점유에 따라 변상금이 부과된 건수는 1만 5685건에 징수결정액은 1064억 6000만 원에 달한다. 해당 국유지 면적만 해도 423만 1741㎡나 된다. 반면 실제 수납액은 23.6%인 263억 9600만 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변상금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사유의 97%가 시효완성으로 변상금 수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현재 각 관리주체가 국유지 무단점유가 발생하면 바로 조치하지 않고 방치하다 갑작스레 조사를 벌여 5년간의 변상금을 일시에 부과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징수실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관리주체의 전문성과 관리 노력이 부족한 셈이다.
국유지를 빌려주고 받는 토지대여료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 2008년 토지대여료로 잡힌 징수결정액은 470억 6100만 원. 그러나 거둬들인 돈은 342억 3700만 원으로 72.8%에 그쳤다. 현재 국유지는 전 국토의 4분의 1 수준에 이른다. 잘만 굴리면 엄청난 재산인 국유지를 이처럼 관리하지 못하면서 이익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유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것은 정부 내 일선 부처들은 물론, 지자체 등이 국유지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비상용 재산으로 간주하고 ‘그냥 깔고 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9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부산 강서구 대저지구 일대 34만 5934㎡가 60년 넘도록 조선총독부 소유였다고 밝혔을 정도로 국유지 관리는 엉망이다.
재정부가 이날 국유지선진화기획단을 출범시킨 것은 이처럼 각 부처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국유지를 조사해 거둬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지난해 국유재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유재산 총괄청인 재정부의 힘이 강해졌다. 지금껏 유휴 국유지에 대해 재정부가 자료제출과 함께 해당 국유지를 회수할 수 있는 용도폐지를 요구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률개정으로 각 부처와 지자체는 유휴 국유지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고, 재정부는 직권으로 용도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재정부도 이런 권한을 적극 활용할 태세다. 이미 유휴 국유지 15곳, 18만 5000㎡에 대한 개발계획을 세웠고, 국방부 소유의 서울 여의도 테니스장 부지가 첫 번째 직권 개발 대상지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재정부가 과거와 달리 유휴 국유지를 회수해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금융위기로 재정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탓이다.
재정적자는 올해 4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2012년으로 계획했던 재정균형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이번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재정건전성 악화는 바로 국가부도 위험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유지의 관리를 강화하고 유휴 국유지를 거둬들여 활용하는 것은 재정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처럼 어떤 부처는 많은 유휴 국유지를 방치하고, 다른 부처는 부지가 없어 임대료를 써가면서 청사를 빌려 사용하는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면서 “각 부처에 대한 국유재산 이용실태 조사와 재산회수도 수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가 이처럼 유휴 국유지를 회수하겠다며 각 부처를 압박하고 있지만 국유지를 자신들의 ‘재산’으로 간주하고 있는 각 부처들이 호락호락하게 내놓을 리가 없다. 이러한 힘겨루기는 국유지에 대한 관리실태 조사결과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각 중앙부처(50개 관리청)는 지난 연말 자신들이 관리하는 국유지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41만 8000필지 가운데 유휴 국유지는 0.92%에 불과한 3980필지라고 보고했다.
또 총괄청인 재정부에 반납해야 할 용도폐지 대상 국유지 중 3000㎡ 이상인 대규모 토지는 조사대상의 5.9% 수준이며 대부분 소규모라고 보고했다. 금액으로 할 경우에도 10억 원 이상 고액 토지는 조사대상의 0.7%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부가 직접 벌인 감사 결과는 이러한 부처 자체 조사결과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다. 재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조달청, 캠코와 함께 5204필지에 대한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유휴 국유지는 표본조사 필지의 8.9%인 464필지였다. 재정부에 반납해야 할 용도폐지 대상 국유지 중 대규모 토지도 표본조사에서는 무려 33.4%에 달했다. 10억 원 이상 고액 토지도 표본조사에서는 14.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관리청이 조사해 보고한 유휴 국유지(3980필지) 중 자체활용 계획이 있다고 보고한 1597필지도 상당수가 예산확보 방안이나 추진일정 등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각 부처는 최대한 국유지를 많이 가지려 하는 데 반해 재정부는 최대한 줄이려다 보니 이런 엄청난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한편 재정부는 중앙부처뿐 아니라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유휴 국유지도 거둬들이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재정부와 다른 중앙부처, 지자체들 간 국유지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준석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