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해운대 경찰서는 김 아무개 씨(30‧여)를 살해한 혐의로 백 아무개 씨(30‧남)를 붙잡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백 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경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모 아파트 김 씨의 집 앞에서 흉기로 김 씨의 배 등을 9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와 김 씨는 정사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진보 성향의 김 씨가 지난 해 보수성향으로 돌아서자 그간 대립각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백 씨가 김 씨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는 루머를 퍼트렸고 김 씨가 고소하겠다고 나서자 백 씨는 지난 해 9월 사과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백 씨는 3개월 전부터 채팅 사이트를 통해 김 씨의 주거지를 알아낸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북구에 거주하던 백 씨는 지난 5일 김 씨가 사는 부산으로 와 5일간 찜질방과 모텔에 머무르며 김 씨의 집 근처를 답사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백 씨는 범행을 벌인 후 김 씨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패러디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현재 이 패러디물은 백 씨가 삭제한 상태다.
백 씨는 범행 후 모텔에 은신하고 있었으나 도주로에 있는 CCTV에 덜미를 잡혀 범행 6일 만인 지난 16일 오후 9시 45분께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피의자는 일반적인 범죄자와 달리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 등을 그대로 소지하고 있었으며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당당하게 범행 과정을 진술해 사이코패스를 연상케했다”고 밝혔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