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부터)장충동왕족발 신신자 사장, 아로마포미 김삼수 사장, 더후라이팬 이정규 사장. | ||
82㎡(25평) 점포에서 ‘죽을 쑤다가’ 전국 1100여 개 점포, 4개 브랜드 프랜차이즈 CEO가 된 본죽 김철호 사장은 ‘과거 잘나가던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현재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물론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그 역시 과거 무역업체를 운영하며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회사가 부도나면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요리학원 총무, 길거리 호떡장수 등 다시 일어서기 위해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김 사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뺐더니 못할 일이 없더라. 과거에서 벗어나는 순간 현실에 더욱 충실하게 됐고 결국 성공이라는 결과물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석봉토스트 김석봉 사장도 ‘현재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져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도 처음 스낵카를 끌고 거리로 나섰을 때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누가 알아볼까 두려운 생각이 들어 모자도 깊이 눌러썼다고 한다. 여기에 폭력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돈을 덜 뜯기려고 남루한 옷차림까지 택하다보니 손님의 발걸음은 더욱 뜸해졌다고. 그러다 이왕 창피한 것,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자고 생각을 바꿨고 유니폼을 차려입고 자신만의 독특한 건강 토스트를 내놓으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성공한 프랜차이즈 CEO들은 ‘대중적인 것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낸다면 성공의 길에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분식점 김가네김밥과 생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가 그러한 예다. 김가네김밥 김용만 회장은 기존 김밥과 차별화를 선언,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 성공을 거뒀다. 김밥 속 재료를 8~9가지로 늘리고 투명 쇼윈도를 통해 주문 즉시 김밥을 만들어 제공하는 모습을 보여줘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
가르텐비어는 맥주를 재미있게 마실 수 있는 긴 잔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냉각테이블로 생맥주전문점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다. 한윤교 사장은 직장인 시절 남미 출장에서 발견한 독특한 맥주잔을 냉각테이블과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생맥주전문점이라는 이미지를 굳힌 것.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창업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어내 지방 브랜드라는 한계를 극복, 현재 전국에 200여 개 가맹점을 개설한 상태다.
특별한 것을 찾아내기가 힘들다면 현 업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착한고기 김재욱 사장은 외딴 시골에 정육식당을 차려 산지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직거래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콩나물국밥전문점 완산골명가 한규용 사장은 조리사의 손에 따라 들쑥날쑥한 국물 맛을 티백 개발을 통해 균일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 석봉토스트 김석봉 사장 | ||
장충동왕족발 신신자 사장도 마찬가지. 그는 목이 좋지 않아 파리 날리던 점포에서 무조건 ‘예스’(Yes)를 외치고 손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린 서비스를 펼쳐 손님이 찾아오는 가게로 탈바꿈시켰다. 5년 뒤에는 가맹점 80여 개를 보유한 본사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신 사장은 “손님이 왕이라고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제대로 된 음식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CEO들은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은 창업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운영자 자신이 사업과 아이템을 철저히 즐겨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
쌀국수전문점 호아빈 박규성 사장은 마니아로 불릴 정도로 쌀국수를 즐긴다. 그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향을 제거하기 위해 육수에 한약재를 사용했고 그 결과 보다 대중적인 국물 맛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 지금까지도 모든 메뉴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그는 제1의 고객인 셈이다.
천연화장품전문점 아로마포미 김삼수 사장도 자신을 천연화장품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10년 전만 해도 그는 화장품에는 문외한인 평범한 공무원이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 때문에 아로마 화장품을 접하고 천연화장품의 매력에 푹 빠졌단다. 이후 아내의 부업에서 명예퇴직 후 부부 창업으로 발전했고, 나아가 본사를 인수하고 80여 곳의 취급점과 2개의 직영점, 120여 개의 가맹 점포를 확보하는 등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창업과 관련해 보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면 관련 업체에 들어가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스크림카페 띠아모 김성동 사장과 치킨호프전문점 더후라이팬 이정규 사장은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에 몸을 담아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뒤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을 거뒀다. 이 사장은 “창업과 관련해 가장 빨리, 정확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그 분야에 뛰어들어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라며 “목표 분야의 기업에 취직해 일을 배우면 실패 확률을 줄이고 나아가 성공 노하우까지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