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재정을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위기 이후 재정건전성 문제가 연일 화제다. ‘피그스’(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중반까지 각국이 재정건전화를 위한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재정건전화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지적되는 것이 ‘연금 개혁’이다. 고령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연금 지출은 재정에 부담이 되니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금 개혁은 정치적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느 정부도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같은 고민에 빠져 있지만 우리의 문제는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OECD의 연금 관련 자료를 보면 각국 평균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연금의 순소득대체율(세금 등을 제외한 순소득에 대한 연금의 비율)은 전체 평균 65.7%다. 간단히 말해 세금을 떼고 100만 원의 순소득이 있는 노동자가 퇴직 후 연금으로 65만 7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 대체율이 74.8%나 되며, 포르투갈은 69.6%로 전체 평균보다 높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필요하다는 60∼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적 위험부담 때문에 망설이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경우 ‘더 내고 덜 받기식’ 개혁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금의 순소득대체율이 46.6%밖에 되지 않는다. OECD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적다. ‘국민연금이 아니라 국민 용돈’이라는 조롱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더 내고 더 받기식’ 개혁이라면 모를까, 더 내고 덜 받기식 연금 개혁은 연금에 대한 국민 불신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위해 연금 개혁을 고민하면서도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워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사회 고령화 속도 등을 감안하면 현재 연금의 소득대체율마저 붕괴될 위험이 크다. 그렇다고 일부의 지적처럼 더 내고 덜 받기식으로 가는 것은 연금 제도 자체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면서 “15년 전에 만들어진 국민연금 월 최고 소득기준(360만 원)을 상향 조정하는 등 현재보다 더 많이 내되 현재보다 조금만 더 받는 식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이나 지방기업들을 상대로 퇴직연금제도를 활발히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언론인
‘메스’ 잘못 대면 역풍 맞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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