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공식 제기한 김대업씨(40). 그는 이미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병역비리 전문 민간 수사관’‘박노항의 천적’ 등 병무비리에 일가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무비리를 수사했던 검찰관계자들도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에 대한 한나라당측의 평가는 극명하게 다르다. 한나라당은 ‘김대업정치공작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하며 그를 힐난하고 있다. 한 언론매체의 기사 제목처럼 김씨는 과연 병무비리 의혹을 파헤쳐 줄 ‘의인’일까 아니면 한나라당 주장처럼 ‘사기꾼’일까.
최근 〈일요신문〉은 97년 당시 협박죄로 처벌받았던 김씨의 경찰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입수했다. 육군중장 신분의 청와대 특명1국장을 사칭해 이아무개 여인을 협박했던 사건으로 김씨는 같은 해 9월 협박죄로 징역1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청와대 사직동팀의 첩보에 의해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직접 나선 청와대 하명사건이다. 이 사건의 개요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당시 사건서류에는 그와 피해자 이씨 등의 백팔십도 다른 주장들과 각 당사자들이 검찰,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 등이 담겨 있어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물론 이 사건은 최근 김씨가 주장하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다시 말해 김씨가 협박, 사기 등 여러 건의 전과경력이 있긴 하나 그렇다고 이것이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그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지 이 기록들은 김씨의 과거 행적의 한 단면만을 짐작케 할 뿐이다. 당시 수사기관이 김씨로부터 압수한 물품은 여러 가지다. 육군 군용수첩, 총포소지허가증, 군부대 출입증,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10여 장과 메모수첩 등이 그것.
특히 총포허가증에는 발급 당시 기록된 것과 다른 부분도 드러나고 있다.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메모지에는 피해자 이씨와 그의 부모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전화번호와 개별사항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이 메모지에는 국방부, 검찰, 안기부 등 관계기관•부서•이름 등도 기록돼 있다. 이 문건에는 또 통화기록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시간대별로 적혀있기도 하다. 특히 이씨의 딸이 다녔던 서울의 한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전화번호도 기록돼 있다. 이씨가 살고 있던 빌라의 위•아래층 집 전화번호도 기록돼 있고, 이씨 가족 소유의 승용차 4대의 차량번호도 적혀 있다.
특별한 점은 국내 일부 방송사, 일간지 소속 기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팩스도 기록돼 있다는 것. 문건 말미에는 ‘각 언론사 연락 후 압력 및 내용 전달’이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이씨로부터도 관련 증거물이 제출됐다. 김씨측이 보냈다는 국내외 우편물과 김씨로부터 선물받았다는 검정색 베레모, 얼룩무늬 군용반바지 2벌 등이 있다.
이런 물건들은 수사기록에 나타나듯 김씨의 행동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한편 김씨는 사건과 관련해 “이씨 가족이 모두가 나서 병무비리를 저질렀고 나를 모함해 형사처벌케 했다”는 전혀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백승구 기자 eagl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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