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LG를 스폰서로 두었던 올림피크 리옹. 지난해 8월엔 현대자동차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조건에 ‘전북 선수의 리옹 입단’ 조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독일 언론의 기사에 대해 LG전자 측은 아직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바이엘 레버쿠젠 쪽에서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독일 언론 기사에 나온 것처럼 계약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포츠 스폰서십 제의는 항상 있다. 구단에서 먼저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 쪽에서 먼저 구단에 제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엑스프레스>의 기사를 봐도 레버쿠젠이 LG 이외에도 삼성,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후보군에 포함해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버쿠젠이 아니더라도 현재 한국 기업이 유럽의 명문 축구팀들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는 경우는 많이 있다. LG전자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과, 2007년에서 2010년에는 설기현이 뛰었던 잉글랜드 풀럼과 후원 계약을 맺었었다.
LG와 스폰서십을 가졌던 올림피크 리옹은 지난해 8월 다시 한 번 한국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2년간 1000만 유로(약 140억 원) 상당의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현대 마크를 유니폼에 달고 뛰고 있다.
기아차 역시 유럽구단과의 후원 계약에 적극적이다. 지난 2005년에서 2011년까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바 있는 기아차는 현재 2006년부터 프랑스 명문구단 중 하나인 FC 지롱댕 보르도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삼성의 후원을 받는 첼시와 수원 삼성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삼성과 첼시가 파트너로 활동한 이후 둘은 모두가 이득을 보는 성과를 이뤘다. 첼시는 풍족한 후원을 바탕으로 2차례의 프리미어리그, 1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첼시의 활약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유럽시장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유럽 매출은 첼시 후원을 시작한 이래 2011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하였고, 첼시의 연고지인 영국에서의 매출은 후원 전인 2004년 대비 2011년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츠 스폰서 계약이 유럽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을 마케팅용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유럽 축구 구단들이 팀의 전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후원을 쉽게 받아내기 위해 한국 선수를 이용한다는 것.
반대로 한국기업에서도 유럽 구단과 후원 계약을 할 때 한국선수 영입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한국선수가 뛰고 있는지 없는지가 마케팅 효과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올림피크 리옹과 스폰서 계약을 하면서 ‘전북 선수의 리옹 입단’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조건은 영입된 한국선수에게도 출전 기회가 줄어 기량이 떨어지는 등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LG가 풀럼을 후원할 당시, 풀럼은 설기현을 영입했다. 하지만 영입은 감독의 결정이 아니었고, 감독은 설기현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아 그는 1년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LG의 실패 사례가 나오면서 요즘엔 스폰서 계약을 할 때 그와 같은 조건을 거는 일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LG전자 류현진의 다저스 팍팍~
다저스 홈구장의 LG전자 광고판.
LG전자의 경우 올해부터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한 해 동안 LA 다저스타디움 내 LG 브랜드 노출 및 제품 전시관 설치 등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화솔라는 지난해 4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5년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대역전극을 그리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한화솔라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팀이 아닌 대회 주최 측과 스폰서 계약을 하기도 한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은 1997년부터 삼성과 공식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현대자동차는 1999년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업체로 참여한 이래 월드컵과 유로 축구대회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LG는 국제 크리켓 경기 및 미국대학스포츠협회, F1 등의 대회에 공식 후원을 하고 있다. 특히 180여 개 국가에서 6억 명이 동시 시청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F1에 지난 2009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했다.
기아차는 미 프로농구 NBA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갖고,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스폰서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두산은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을 후원하고 있다.
LG전자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스포츠 경기가 더욱 더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스포츠 스폰서 활동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