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는 그동안의 ‘고생’ 때문인지 얼굴이 꽤 수척해 보였다. 하지만 검찰 직접신문에 시종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해 입이 무거웠던 동생 홍걸씨의 공판 모습과는 대조를 보였다. 기소사항에 대한 핵심 답변과 법정 주변을 스케치했다.
지난 8월2일 오후 3시40분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 구속 기소된 뒤 20여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홍업씨가 천천히 방청석을 살피며 법정으로 들어섰다. 홍업씨는 ‘여유있게’ 지인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의자에 앉기 전에는 검사측과 변호인단에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바로 옆에는 홍업씨의 ‘집사’ 김성환씨가 짧게 머리를 깎은 채 앉아서 ‘왕회장’을 맞았다. 이어서 재판장의 인정신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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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업씨가 지난 2일 첫 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홍업씨는 이와 관련,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게 화의인가를 위해 전화부탁을 한 적은 있지만 당시 예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성원건설이 처한 구체적 상황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그 당시 김성환, 유진걸씨가 화의인가 대가 등으로 13억원이란 거액을 받은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홍업씨는 청탁을 받은 사안에 대해 전화는 해주었지만 그에 따른 ‘사례비’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청탁을 한 뒤였으면 어느 정도 경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그때서야 “그럴 수도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성원건설 화의인가와 관련해 유진걸씨를 통해 3억원을 전달받은 일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측근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부인했지만 전윤수 회장으로부터는 사례비로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총 4차례에 걸쳐 5천만원, 3천만원, 3천만원, 3천만원씩 합계 1억4천만원을 받았느냐”고 묻자 “지난해 연말에 3천만원을 받은 것은 기억나지만 그 밖의 것은 잘 모른다”고 답변해 금품수수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홍업씨는 계속되는 검찰의 청탁 개입 신문에 대해 대부분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혹시 관련자들이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했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혐의사실을 피해나갔다. 또한 성원건설 화의인가 청탁건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업 이야기는 잘 몰랐고 다만 친구 부탁이니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탁을 들어줬다”고 진술해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이권개입 사실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이 “청탁 민원이 해결된 뒤 전윤수 회장, 김성환씨 등과 함께 모여 감사인사와 함께 축배를 들지 않았느냐”며 구체적 사실을 들며 홍업씨를 몰아세웠지만 그는 “대화내용을 세세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재판 도중 검찰 주 신문을 맡은 김진태 중수 2과장은 홍업씨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라”며 질책을 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