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중공업, 세원화성 등을 통해 경영활동을 공개해오던 임 회장이 2005년을 기점으로 돌연 자취를 감춘 까닭은 회사를 잃을 뻔한 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원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세원화성은 2004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휘말린 바 있다. 그것도 한 기업이 아닌 개인투자자에게 위협을 받은 사건이었다.
당시 개인투자자 유 아무개 씨는 세원화성 주식을 꾸준히 매입, 무려 30% 가까운 지분율까지 끌어올렸다. 유 씨가 세원화성 지분 매입 이유를 ‘경영 참여’라고 밝히면서 세원화성 대 유 씨 간 경영권 분쟁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당시 세원화성 주가는 무려 150% 넘게 상승했다.
임 회장은 비록 세원화성 경영권을 지켜내긴 했지만 기업도 아닌 개인투자자에게 적대적 M&A 방식으로 경영권을 위협받은 것에 대해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이른바 ‘슈퍼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적대적 M&A 움직임이 종종 있었다”며 “대부분 슈퍼개미들의 이익 실현과 적대적 M&A 뉴스에 현혹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로 끝났다”고 말했다.
세원화성 측은 결국 1주당 1만 원에 주식을 공개매수한 후 2005년 2월 주주총회를 거쳐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또 그해 8월에는 세원E&T가 지분 32.33%를 셀론텍에 매각한 후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현재 세원화성 지분은 임성욱 회장이 70.96%, 메사에프앤디(주)(현 세원에셋)가 29.04%를 보유하고 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