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룡산 전경 | ||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3월26일 오전 10시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네 명의 형과 함께 와룡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산에 오른 지 30분쯤 지났을 때 비명소리를 들었다. 3~5초 정도 났는데 분명히 내 또래의 어린아이 목소리였다.
─함께 산에 오른 일행은 비명소리를 못 들었나.
▲형들은 뒤처져 올라오고 있었고 나는 뛰어서 먼저 산에 올라갔다. 뒤늦게 올라온 한 형에게 비명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으니까 못 들었다고 했다.
─흔히 산에서 지르는 함성 같은 소리일 수도 있지 않은가.
▲분명히 비명소리였다. 아주 크게 외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멀리서 나기 때문에 작게 들리는 소리 있지 않은가. 그런 소리였다. 소름 끼치고 기분이 나빠서 다시 듣고 싶지 않은 소리였다.
─소리를 들은 뒤 등산을 계속했나.
▲기분이 나빠서 곧바로 내려왔다.
─개구리 소년 중에 친구가 있나.
▲같은 학년이었던 영규와는 얼굴만 아는 사이다. 말을 해 본 적은 없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동네에 사는 친구들과는 교류가 없었다.
함씨가 비명소리를 들은 곳은 와룡산 서재 부근. 유골이 발견된 세방골과는 2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경찰은 지난 6일 함씨가 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 직접 와서 그의 증언을 다시 채록해갔다. 장문의 질문지까지 미리 준비한 상태였다. 하지만 함씨의 증언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실종 당일 오후 2시쯤에 불미골에서 소년들을 목격했다는 제보자가 있어서 이 증언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