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훈 얻은’ 김신욱
울산 잔류를 선택한 김신욱은 좀 더 실력을 쌓은 후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사실 챔피언십에서 여러 클럽들이 김신욱 영입을 문의해왔다. 프리미어리그행은 일찌감치 물 건너간 가운데 과거 설기현(인천 유나이티드)이 몸담았던 레딩FC가 이번 여름 시장에서 가능한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레딩은 동아시안컵 도중 국내 에이전트에 김신욱의 활약 영상을 확보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김신욱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공식 접촉 단계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밖에 김두현(수원 삼성)이 뛴 웨스트 브롬위치도 물망에 올랐지만 역시 불발. 앞서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헤타페(스페인), 벤피카(포르투갈) 등도 관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잔류가 나쁠 건 없었다. 월드컵 본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이적 추진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많은 축구인들도 “이적은 정말 진가를 인정받고, 불러줄 때 시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제공권 다툼에 능하고, 두 발로도 자유롭게 슛을 할 수 있는 김신욱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였지만 유럽 클럽이 ‘부를 만한’ 실력은 아직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 ‘미련 남은’ 3인방
왼쪽부터 윤석영, 이청용, 박주영.
지난 겨울에 QPR과 경합한 풀럼도 구애의 뜻을 전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한 번 선택하지 않은 선수에 자세를 낮춰가면서 제안을 할 이유도 없었다. 윤석영은 QPR이 8월 중순부터 “이적하려면 이적해도 좋다”는 분위기를 풍겼지만 어디서도 러브콜이 오지 않았다.
이청용은 어땠을까. 2년 남은 계약기간에 발목을 잡혔다. 정강이 부상을 입기 전에 볼턴과 2015년 6월까지 재계약을 하면서 2시즌 연속 챔피언십에 머무는 상황이 됐다. 이청용 측은 꾸준히 추이를 살폈으나 여건이 좋지 못했다. 볼턴은 1부 승격을 위해 이청용이 꼭 필요하다고 못 박았고, 7월 중순부터 마음을 접었다. 볼턴으로선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이청용이 지금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보다 많은 이적료를 안겨주길 희망한다. 물론 승격 여부에 따라 이청용과 계약 연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셀타 비고(스페인)에서 뛴 박주영(아스널)이 가장 참담했다. 영국 복귀 직후 아스널이 제공한 숙소가 아닌, 런던의 한 호텔에서 생활하며 여름 내내 새 팀을 물색했지만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생테티엔, 올랭피크 리옹 등 프랑스 리그앙(1부 리그)의 몇몇 팀들이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박주영 측이 러브콜을 받은 게 아니라 먼저 노크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6월까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아스널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는 것밖에 없다. 더욱이 아스널은 과거 투자한 이적료와 연봉의 일부라도 챙기겠다는 당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