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후배들에게 남긴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심재륜 변호사 - 이미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물러난 마당에 홍 검사까지 구속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자기가 책임질 만큼 책임지면 되지 왜 희생양이 되어야 하나.
그리고 후배 검사들도 사명감과 정의감이 살아있는 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열심히 해나가야 한다. 강력부 검사들을 격려해주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그들을 방치하면 조폭들을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세상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다.
▲ 왼쪽부터 심재륜 변호사, 홍준표 의원, 함승희 의원 | ||
그리고 후배검사들은 이번 일로 위축되어선 안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냉정하게 증거위주의 수사를 펼쳐야 한다. 이런 면에선 검사들도 ‘프로’가 되어야 한다.
함승희 의원 - 물고문은 국가적으로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인권도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검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홍 검사를 구속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앞으로 검찰 조직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일부 작은 강력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과감히 수사업무를 이관시켜야 한다. 그리고 검찰은 권력이나 경제계와 유착된 대형 강력사건에 전념해야 한다. 시간과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해 서두르지 않고 완벽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노인수 청와대 사정비서관 - 홍경령 검사의 구속은 선배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검찰은 조폭수사에 관한 체계적인 자료정리가 거의 돼 있지 않다. 후배 검사들이 보고 배울 교범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건에 선배 검사들도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의 강력부를 더욱 확장해서 조직범죄특별수사대를 운용해보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군에도 특수병과가 있듯이 조폭수사만을 전담하는 특별수사대가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 조직과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조폭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지방검찰청의 A검사 이번 사건은 앞만 보고 달려온 검사들에게 조용히 자신들의 직무에 대해 되돌아볼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여론재판식으로 검사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선 억울한 감정도 많다. 사실 강력부 재직 때 강압수사의 유혹에 많이 시달렸다.
수사관들이 피의자들을 구타하는 것을 묵인한 적도 있었다. 자백만 받아낸다면 몇 개월 동안 고생스럽게 잠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사실 검거 실적에 대한 부담감에서도 기인한다. 하지만 인권침해 가능성 때문에 수사업무를 경찰에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