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김보경의 첫 번째 골을 구자철이 축하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 축구인은 “전임 감독들이 이끌던 대표팀 면면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이 제법 크다. 물론 이 자체를 가지고 옳다 그르다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조광래 감독 시절과 최강희 감독 때의 선수구성도 차이는 있었다. 문제는, 너무 빨리 기회의 문을 닫아버린 인상이 있다는 것”이라며 “홍 감독은 나름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 생각하겠으나 결과적으로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빠르게 정리한 느낌이 적잖다. 월드컵 본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틀을 갖추고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졌는지는 의구심이 생긴다”는 의견을 전했다.
반대로 홍 감독의 선택을 이해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해설위원은 “일단,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런던 멤버들이 국가대표팀에 대거 합류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자체를 잘못된 것이라 말하면 곤란하다. ‘홍명보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선택이 문제가 있으려면 그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희생양’이 있어야 한다. 충분히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K리거가 있는데 ‘홍명보 아이들’ 때문에 밀려났다 식의 논리가 성립돼야 한다. 몇몇 아쉬운 인재가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는 있으나 다수가 희생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는 뜻을 전했다.
국가대표 이력이 제법 있는 그는 조심스레 “결국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이라는 측면에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무게감이 큰 무대일수록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필요하다. 또래들로만 구성된 현재 홍명보호의 아쉬움이기도 하다. 이는 분명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명보 아이들’이 홍명보호의 뼈대가 되는 것은 인정해야 하는 점이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플러스알파’는 홍 감독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어 그는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과연 눈과 귀를 열어 ‘자신의 선수’가 아닌 ‘필요한 선수’도 쓸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뜻을 덧붙였다.
런던올림픽 당시 ‘홍명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든든함 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애’ 이야기가 심심치 않다. 비슷한 상황인데 다른 반응이 나온다면 당사자도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임성일 MK스포츠 기자